소문난 백만장자 책벌레 빌 게이츠가 최근에 애독한 책은 그의 아내 멀린다 게이츠의 저서로 밝혀졌다. 영국의 언론 ‘옵저버’는 9일(현지시간) 빌 게이츠가 멀린다의 책에 대해 “저자가 나와 결혼한 사람이 아니었더라도 ‘대단한 책’으로 평가할 것이다”고 그의 블로그에 적었다고 전했다.

 

멀린다 게이츠는 최근 ‘격려의 순간 : 세상을 바꾸는 여성’이라는 제목의 책을 썼다.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남편 빌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아 일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그들에게서 받은 영감이나 감동 등을 에세이 형식으로 엮었다.

 

옵서버는 책 내용 중에서 멀린다가 스웨덴 의사이자 통계학자 한스 로슬링과 나눴던 대화를 소개한 대목을 인용했다. 로슬링은 TED 컨퍼런스에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빈곤·인구문제 등을 발표해 널리 알려진 학자다. 멀린다는 2016년 로슬링과 만난 자리에서 인류의 문제에 서로 공감하고 로슬링이 아프리카의 빈곤 지역에 의료 지원했던 경험을 나눴다고 밝혔다.

 

하지만 처음부터 로슬링과 마음이 잘 통했던 것은 아니었다며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2007년 서로 잘 알지 못했던 때에 내가 연설하기로 예정된 행사에 로슬링이 참석했다. 그는 그때 ‘기부금을 내놓는 미국 백만장자들 때문에 만사가 틀어지겠는걸!’ 하면서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다고 후에 내게 말했다.”

 

멀린다가 책에서 다루는 내용의 대부분은 여성에 관한 이야기다. 멀린다의 어머니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재직 시절 옛 동료, 그리고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활동을 통해 알게 된 과학자, 농부, 교육자 등 많은 전문가 여성들이 소개된다.

 

빌 게이츠는 자신의 독서 기록을 남기는 블로그 ‘게이츠노우츠’에서 멀린다의 책에 관해 “이 책은 여성에 힘을 실어주는 일이 결국 모든 사람을 돕는 일이 된다는 걸 보여주는 지혜롭고 정직하며 아름다운 책이다”고 소개했다.

 

빌은 또 저자가 절망적인 상황 속에 놓인 사람들을 바라보는 방식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는 설명과 함께 “우리는 모두 가슴이 산산이 부서지는 아픔을 느껴야 한다. 그것은 고통을 겪는 사람 곁에 있는 사람이 치러야 하는 대가다”라는 멀린다의 표현을 인용했다. 빌 게이츠는 “독자는 이 책을 읽어가면서 여러 번 가슴이 부서지는 경험을 할 것이다”면서 이어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이 마음이 고양되고 영감을 받는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게이츠 부부의 이야기도 소개된다. 빌은 “멀린다는 우리 부부의 결혼생활에서 얻은 영감을 공유한다. 우리가 서로 동등한 존재로 함께 일하게 된 과정과 또 아내가 나를 한 아버지와 남편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준 과정 등을 책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멀린다 게이츠의 책은 4월 23일 출간될 예정이다. 당장 책 내용이 궁금한 독자는 빌 게이츠의 블로그에서 무료 요약본을 다운 받을 수 있다.

  

[박선옥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