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실시된 핀란드 총선 결과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이 전체 200의석 중 40의석을 차지해 제1당을 차지했다. 극우 성향의 ‘핀란드인당’은 사회민주당보다 1석 모자란 39석을 획득하며 제2당에 올랐다.

 

집권 연립여당의 한 축을 이뤘던 국민연합당은 38석으로 제3당을 차지했다. 반면, 유하 시필레 총리가 이끄는 현 집권 핵심세력인 중도당은 이번 선거에서 대패해 지난 선거보다 18석 적은 31석에 머물렀다.

 

핀란드 공영방송인 YLE에 따르면 제1당에 오른 사민당은 17.7%의 득표율을 얻었고, 그 다음으로 ‘핀란드인당’이 17.5%, 국민연합당 17.0%, 집권세력인 중도당은 13.8%의 지지를 받았다.

 

이번 총선에서는 이례적으로 어느 정당도 20% 이상의 득표율 얻지 못했으며 제1·2.3당의 의석이 각각 1석씩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20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올해 총선에는 총 19개 정당에서 2500명의 후보가 출마했고, 비례대표제에 의해 이중 9개 정당이 원내 의석을 차지했다.

  

제1당에 오른 사회민주당의 안티 린네 대표는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우리는 핀란드에서 가장 큰 정당이 됐다”며 “사회민주당은 수상을 배출하는 정당이다"라고 말했다.

 

린네 대표는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더 나은 결과가 나오기를 바랬다”면서 지지자들을 향해 “핀란드 사회를 지속가능한 기후·사회·경제 정책으로 이끌어나가자”고 말했다.

 

반이민 정책을 강조해 제2당에 오른 ‘핀란드인당’의 유시 할라아오 대표는 자신의 정당이 선전한 것에 대해 매우 놀라움을 표했다. 그는 “이런 결과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면서 “솔직히 말해서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4당으로 추락한 집권세력 중도당의 참패 이유는 정부의 야심작이었던 보건·복지 개혁법안의 실패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필레 총리는 결국 이 문제로 사퇴했다.

 

한편 린네 대표는 복지 분야에서 민간의 역할에 기대하는 총리의 정책을 비판하면서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신은 ‘북유럽식 사회복지모델’을 지지하는 진보 정당의 주장이 유권자의 마음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린네 대표는 선거 후 가장 먼저 해결할 문제로 “핀란드의 실업문제”를 꼽았다. 이와 함께 그는 “연금, 교육, 아동복지” 등의 문제에도 관심을 보였다.

 

핀란드는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하고 있어서 원내 과반을 차지한 정당의 대표가 총리가 되는 방식이다. 과반 의석수를 차지한 정당이 없을 경우 제1당이 연정을 구성해 행정부를 운영한다.

 

이번 총선 결과 제1당에 오른 사민당의 린네 대표가 연정의 주도권을 쥐고 타 정당들과 연정 협상에 들어가게 된다.

 

린네 대표는 “항상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더라도 ‘핀란드인당’과의 연정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유럽 정계에서 극우·민족주의가 득세하고 있는 가운데 핀란드의 제1당에 오른 진보 정치세력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을 끌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이번 핀란드 총선결과가 다음 달 예정된 유럽의회 선거의 향방을 예측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캐나다 방송협회 CBC는 제2당을 차지한 극우정당 ‘핀란드인당’이 유럽연합(EU)에서 강력한 파벌을 형성하며 이민·가족·환경 문제와 관련된 EU의 현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려 한다고 보도했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