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13 대책 여파로 하락세를 이어오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33주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24일 조사 기준으로 서울지역 주간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했다.

 

강남구3구인 강남구 송파구, 서초구가 각각 0.02%, 0.01%, 0.00%로 보합 전했으며, 이외에 △양천구(0.02%) △구로구(0.02%) △마포구(0.01%)가상승 전환하는 등 서울 전체 아파트값이 바닥을 찍고 상승 전환하는 모습이다.

 

현재 서울 집값 반등 조짐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가격 변동률은 0.01%를 기록했다. 하지만 재건축 아파트는 0.19% 올라 전주(0.11%)보다 오름폭이 더욱 커졌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79㎡(9층)는 지난달 17억1000만원에 실거래 됐다.

 

이는 올해 가장 저점이었던 지난 3월의 15억8000만원과 비교하면 1억3000만원이 회복됐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전용 82.51㎡는 지난 4월 18억9800만원(2층)에 실거래 됐다. 이는 동일한 층에 동일한 면적을 지닌 같은 아파트가 지난해 8월 19억6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최고가인 셈이다.

 

서울 주택시장의 회복세는 거래량에서도 감지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8077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월인 4월(6924건) 대비 1153건(16.7%)이 증가한 수치다.

 

정부가 집값 반등의 조짐이 보일 경우, 추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 강조해온 만큼 향후 대책에 주목하고 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반등의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지난 7일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도 청와대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을 모니터링하면서 불안한 모습이 보이면 추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집값의 이상 조짐이 계속되면 결국 주무부처와 협의해 추가대책을 내놓겠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재건축 허용연한 강화, 주택거래허가제 도입 등의 추가 규제를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 강화는 능사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집값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겠다며 3기 신도시 추진계획을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해 서울 인근에 고양 창릉, 부천 대장, 하남 교산, 남양주 왕숙, 인천 계양 등에 신도시를 지정했지만 오히려 서울 수요를 분산시키기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오히려 서울 주택시장을 자극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일을 교훈 삼아 추가 규제는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배태용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