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6일 충북대 이성근 교수 연구팀이 서해 해수에서 지구생태학적으로 중요한 기능을 하는 고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의 분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 해양 고세균과 바이러스의 상호작용을 규명했다고 전했다.   

 

고세균(archaea, 고균)은 세균과 같이 핵이 없는 원핵생물이지만 유전적 측면에서 세균과 상이한 특성을 갖고 있는 생물군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지구상에 가장 많은 3대 미생물 중 하나는 고세균이다. 열수구, 유황온천 등 극한 환경부터 일반 환경까지 다양한 곳에 서식한다. 특히 해양 생태계 전체 미생물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양에서의 탄소, 질소 순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해양 환경에서 중요 기능을 하는 미생물 연구를 위해 최근 이들의 군집과 활성을 조절하는 바이러스의 존재가 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해양 고세균의 바이러스로 추정되는 유전자만 보고됐을 뿐 바이러스의 실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성근 교수 연구팀은 서해 해수에서 특정 계절에 특이적으로 고세균의 개체수가 증가한 것을 관찰하고 이를 토대로 이 지역 해수로부터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해양 고세균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질소의 산화작용이 멈추고 유기물이나 비타민 B12 등을 방출한다. 특히 숙주세포를 용해시켜 방출되는 다른 바이러스와 달리 이 바이러스가 증식하면 마치 혹처럼 튀어나와 분리되는 '출아법'으로 방출되는 것도 밝혀졌다.

 

이성근 교수는 "해양에서 우점하고 있는 고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의 발견을 통해 지구의 물질 순환을 이해하는 기반을 마련했다ˮ며 “극한 환경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방추사(레몬) 형태의 바이러스를 발견함으로써 향후 기후변화 예측에도 선도적으로 기여할 것이다ˮ고 기대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