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중심 생생 경제뉴스

‘타워’, 스펙터클 재난영화 속 영혼을 담아

초고층 화재 할리우드 ‘타워링’ 연상 불구 블록버스터 영화 새 가능성

스카이 비평기자(skyedaily@skyedaily.com)

기사입력 2013-03-10 15:19:20

 ▲ 영화 ‘타워’는 재난영화이기는 하지만 풋풋한 사랑이 녹아든 인간애를 표현해 내면서 108층 초고층 건물에 영혼을 불어넣어준 작품으로 평가된다. 지난 1974년 개봉된 ‘타워링’의 후속작 같지만 그 할리우드 영화에 뒤지지 않는 스펙터클한 작품성과 감동의 스토리를 보여 주었다. 상영관 500만 관객 돌파에 이어 최근 시작된 다운로드 시장에서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주목된다. 김지훈 감독이 한국영화계에 또 하나의 가능성을 열어젖힌 셈이다. 다만 앞으로는 할리우드를 쫒기 보다는 극복한다는 목표를 갖고 한국판 할리우드를 정립해 그 정체성을 세워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사진=타워 공식홈페이지>

여의도 63빌딩 옆에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높은 108층 448미터의 초고층 주상복합빌딩이 지어졌다. ‘타워 스카이’로 이름 붙여진 이 빌딩은 크게 ‘시티뷰’와 ‘리버뷰’ 두 개 동으로 구성됐다. 63빌딩이 아주 작게 보일 정도로 웅장한 타워 스카이는 건축 미학적으로 아름다움을 뽐낸다.
 
재난 영화 ‘타워’의 설정이다.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이 영화는 ‘7광구’와 ‘화려한 휴가’에서 메가폰을 잡은 김지훈 감독이 만들어 낸 작품이다. 언뜻 지난 1974년 개봉한 존 길러민(John Guillermin) 감독의 ‘타워링’(Towering In ferno)을 연상하게 하는 고층빌딩 화재 재난영화다.
 
타워링은 당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당시 기술로 실제 같은 장면들을 잘 연출해 냈기 때문이다. 컴퓨터 그래픽(CG)이 고도로 발달한 오늘날에도 고층빌딩 화재영화를 실제처럼 찍고 만들어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타워는 그런 점에서 대단한 성공작이다. 상영관에서 500만 관객을 돌파한데서 끝나지 않고 최근 시작된 다운로드 시장에서 글로벌 유명 영화들을 제치고 다룬로드 순위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타워는 무엇보다 할리우드 영화에 버금가는 스펙터클한 영상을 잘 구현해 냈다. 장면 하나하나가 모두 실제처럼 구성했을 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까지 돋보였다. CG 뿐만 아니라 불과 물을 실제 구현하는 위험한 환경을 피하지 않고 찍은 것도 영화를 고전 타워링 못지않은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사실 100억원의 예산으로 이런 영화를 만들기는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더욱 주목이 갔다. 감독이 CG 작업 때문에 미국을 방문을 했을 때 당시 들은 얘기는 한마디로 ‘미션 임파서블’(제작 불가능)이었다고 한다. 기가 꺽일법한 무시를 당했지만 김 감독은 오히려 오기를 발휘했다.
 
김 감독은 중학교 때 처음으로 서울에 올라와 63빌딩을 보고 놀란데서 그치지 않고 고층빌딩의 화재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다고 한다. 김 감독이 불가능을 현실을 이뤄낸 것은 이런 어릴 적 상상 덕분으로 보여진다. 상상을 반드시 현실로 만들고 싶은 것은 대부분 명장의 예술인들이 가진 야심이다.
 
장면 하나하나가 할리우드 영화에 손색이 없어 보였다. 감독이 매일 같이 안전을 위해 기도했다고 했을 만큼 위험한 장면을 CG에만 의존하지 않다보니 실전 같은 컷들이 만들어졌다. 상영 전 고전적 재난 스토리라는 시장의 차가웠던 반응에도 불구하고 타워가 흥행에서 성공한 배경이다.
 
캐스팅도 좋았다. 설경구, 손예진, 김상경, 차인표, 안성기 등은 하나같이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스타들이다. 최고의 스타들이지만 이웃집 아저씨, 언니 같은 스타들이기에 정감이 가는 인물들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핵심 배우들을 캐스팅 하기 위해 자신을 낮추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설경구를 큰 산 같은 형이라고 믿었고, 김상경을 척추 같은 사람으로 또한 신뢰했다. 또 손예진은 태양이면서 공기라고 할 정도로 없어서는 안 될 인물로 존경하는 마음까지 담백하게 담아 표현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내 생애 최고의 선물들과 작업했다”는 말로 배우들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감독과 배우가 한 덩어리로 어우러진다는 것은 곧 영화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어린 딸 하나(외동딸, 영화 속 이름)를 키우고 있는 싱글대디 ‘이대호’(김상경)와 타워 스카이 푸드몰의 미녀 매니저 ‘서윤희’(손예진) 간의 풋풋한 사랑이 재난을 통해 생명을 나누는 사랑으로 승화되게 한 스토리가 무엇보다 중심을 잘 잡았다. 대호에게는 목숨 보다 훨씬 귀한 딸 ‘이하나’(조민아)가 타워라는 건물에서 살아 꿈틀거리는 영혼이 돼 주었다. 마치 가족 드라마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인간미가 배어들어 있었다.
 
어떤 역이든 명품연기를 보여주는 설경구의 활약도 영화에 영혼을 불어 넣어준 생명력이었다. 여의도 소방서 소방대장 ‘강영기’로 분한 설경구는 존경받는 소방대원의 표상이었다. 늘 자신 보다 다른 사람을 더 배려하는 자상한 상사이자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위험을 마다하지 않는 그의 행동은 영화 타워가 재난 영화가 아니라 진한 감동 스토리 영화라는 느낌으로 와닿게 했다.
 
이런 가운데 런닝타임 121분 동안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을 계속 연출한 것도 볼만했다. 특히 곤돌라를 통해 탈출하는 장면과 엘리베이터를 통해 지상으로 탈출하는 장면은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났을 뿐만 아니라 실제 같은 장면 하나하나에 관객들을 매료시키게 하는 요소들이었다.
 
타워는 이처럼 스펙터클한 장엄한 화면에 시종일관 끊이지 않는 스릴(thrill)과 서스펜스(suspense)가 배합된 가운데 자칫 영화를 보고 난 뒤 남을 것이 없을 것 같은 재난영화 특유의 위험성을 영혼이 깃든 풋풋한 사랑으로 절묘하게 막아냈다. 대사 없는 임산부를 끝까지 위험의 한 중간에서 살아남게 한 것도 그런 영혼에 보탬을 주었다.
 
타워에 아쉬웠던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재난영화의 한계를 잘 극복했지만 아직은 할리우드 영화를 극복하려 하기 보다는 견주어 보려고 한 흔적들이 영화 사이사이에 보였다.
 
적은 예산으로 할리우드 이상의 흥행을 기록한 국산 영화들이 그동안 간간히 나왔었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앞으로는 할리우드 이상을 능가하는 ‘한국판 할리우드’ 영화를 기대한다. 이 같은 작품을 만들려면 스펙터클을 지향해도 ‘한국적 소재’를 찾아야 한다. 심형래씨의 할리우드를 향한 도전이 일정부분 성공했지만 끝내 개인적으로 좌절한 것을 잘 반추했으면 싶다.
 
할리우드와 차별화된 한국적 소재는 ‘동양적 정서’에서 찾아야 한다. 김지훈 감독의 차기작은 요즈음 각광을 받고 있는 ‘문사철’(문학·역사·철학)에서 찾아야 한다. 깊은 사색과 사유의 시간을 갖고 한국적 문화와 정서가 영혼으로 녹아 든 ‘다른 한국판 할리우드’을 기대한다. <스카이 비평>

본 컨텐츠의 저작권은 스카이데일리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