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에 해당하는 전략물자수출입고시상 ‘가’ 지역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일본은 세계무역기구(이하·WTO) 위반 가능성을 들여다 볼 것이라고 전했다.

 

13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이하·산업부)는 지난 12일 수출심사 우대 대상국에 일본을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발표했다. 해당 고시안은 수출 심사 과정에서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제도로 주요 수출품이 무기 개발에 쓰일 수 있거나 첨단기술에 사용되는 전략물자임에도 우방국에 한해 심사 우대권을 부여한다.

 

해당 고시안은 수출 심사 과정을 우대해 주는 가 지역과 이외의 나 지역으로 구분된다. 가 지역에는 일본, 미국, 영국, 독일 등 29개 지역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가 지역을 다시 가-1과 가-2(신설) 지역으로 나눴으며 일본을 가-2 지역에 포함시켰다. 이를 통해 일본은 수출 심사 과정에서 적용하던 각종 우대 조치를 받을 수 없게 됐다.

 

정부는 앞으로 20일간의 행정예고 기간에 의견 수렴 등을 거친 후 규제심사, 법제처심사 등 법적 단계를 절차를 진행하고 해당 개정안을 시행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가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대응의 일환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번 조치가 일본에 대한 상응 조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국제 협약을 준수한 결정이며 일본이 희망한다면 언제든지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성 장관은 “전략물자 수출통제제도는 국제수출통제체제의 기본원칙에 부합되게 운영해야 한다”며 “국제 수출통제체제의 기본 원칙에 어긋나게 제도를 운용하거나 부적절한 운영사례가 지속해서 발생하는 국가와는 긴밀한 국제공조가 어려우므로 이를 고려한 수출 통제제도의 운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일본을 협상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해당 조치를 단행한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일본을 압박하면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별개로 외교적 채널을 통한 소통을 이러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가 일본을 전략물자수출입고시상 가 지역에서 배제한 가운데 일본은 해당 조치의 WTO 위법 가능성을 들여다 볼 것이라고 밝혔다. 사토 마사히사 일본 외무 부대신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조치가 "실질적인 영향은 없을지도 모른다”며 “이번 조치가 일본 수출관리 조치에 대한 대항조치라면 WTO 위반이라고 할 수 있을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경제산업성 역시 우리나라의 조치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영향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