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상한제 예고 수도권 청약시장 과열 원인

분양가 상한제가 실수요자의 관심 촉발시켜 수도권 경쟁률 더 높아져

이철규 기자(sicsicman@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9-18 15:17:47

▲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예고되면서 청약시장은 더욱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은 아파트 분양 현장,[사진=스카이데일리 DB]

지난 8월 12일 국토교통부(국토부)는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히며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준비를 완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국토부는 최근 ‘직전 3개월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초과’였던 필수조건을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개선했다.

따라서 투기과열지구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변경되게 됐으며 서울시의 25개 구와 경기 과천시∙광명시∙하남시∙성남시 분당구, 대구 수성구∙세종시가 상한제 사정권에 들게 됐다. 또한 이번 개정안에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지정 시 지정효력을 재건축∙재개발 사업 등도 일반 분양단지와 동일하게 ‘최초 입주자모집공고 신청분’으로 적용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하면 분양가가 시세대비 70~80% 수준으로 떨어져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부담이 완화되고 집값이 안정된다고 밝혔다. 더욱이 수도권에 30만호 공급계획에 따라 서울 내에만 4만호가 공급되는 등, 공급확대와 함께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면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국토부의 낙관론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한제가 일시적으로 집값을 잡을 수는 있지만, 오히려 공급 위축을 초래해 장기적으론 집값 이 상승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게다가 상한제로 인해 분양가가 낮아지면 이를 구입하기 위해 청약시장이 과열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주장에 국토부는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전매제한기간을 5~10년으로 확대하고 투기수요의 유입을 막겠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시장은 국토부의 뜻과는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상한제 으름장에도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5년 이하의 신축을 중심으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게다가 전매 제한 기간이 길어진다는 이야기에 올해 청약시장은 가히 기록적인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다. 8월 청약에 나선 동작구의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은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무려 203.8대 1을 기록했다. 더욱이 서울도 아닌 인천의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3차’는 1순위 청약이 206.1대 1을 기록했다. 수도권의 신규 아파트에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국토부의 분양가 상한제가 청약시장을 더욱 뜨겁게 달궈놓은 셈이다. 게다가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청약 가점도 급상승 하고 있다. 서울에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면 가점이 65점 이상은 되어야 할 정도다. 따라서 분양가 상한제 이후에도 서민이 집을 사려면 지금보다 더 좁은 바늘구멍을 뜷고 들어가야 할 판이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이 불이 붙은 부동산 시장에 기름을 붓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심형석 미국 사우스웨스턴 캘리포니아 대학(SWCU)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앞으로 청약 당첨이 더 힘들어진다는 불안감에 사람들이 청약시장에 몰리는 것이라 생각되며 분양가 상한제가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촉발시켜 경쟁률이 더 높아지는 듯하다”고 밝히며 “정부가 정책을 통해 시장을 완전히 잡을 수 있다는 생각에 다양한 규제정책을 쏟아내고 있는데 이 보다는 시장에 맡기고 시장의 흐름을 기다려볼 줄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