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을 교체한 LG디스플레이가 인력을 감축하는 등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주력제품이던 액정표시장치(LCD)의 수익성이 악화되며 최근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주력제품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하는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사업구조를 혁신하고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모습이다.

 

19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한 지 하루만에 인원을 감축한다. LG디스플레이는 근속 5년 차 이상 기능직(생산직) 직원을 대상으로 약 3주간 희망퇴직 접수하기로 했다. 희망퇴직자는 연봉에서 인센티브와 수당 등을 제외한 고정급여의 3년치를 위로금으로 받는다.

 

이번 결정은 LG디스플레이가 주력 제품을 OLED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따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LG디스플레이는 각각 1320억원, 3687억원 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기존 주력사업이던 LCD의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적자규모가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LCD시장을 중국시장이 잠식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LCD의 수익성이 떨어지며 LG디스플레이는 주력을 LCD에서 한 단계 더 높은 OLED로 전환하고 있는 상태다. 이미 경기도 파주에 있는 LCD 생산라인 일부 폐쇄를 진행하고 있다. LCD 생산 인력은 OLED 생산 라인으로 전환배치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남는 인력이 생산에 요구되는 인력보다 많아 희망퇴직에 돌입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인력감축에 이어 사업부를 통폐합하고 임원과 담당 조직을 축소하는 등 조직 개편도 빠르게 추진할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이 급감하고 있는 LCD에서 OLED로의 사업구조 혁신을 통한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자체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미래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 및 우수 인재 중심 채용은 지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

 

LG디스플레이의 수장이 바뀐 점도 눈에 띈다. 지난 16일 LG디스프레이는 한상범 부회장이 최근 실적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정호영 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정 사장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생활건강, LG화학에서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는 등 그룹 핵심 계열사의 살림을 도맡아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올 초에는 LG화학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선임돼 내부 사업 전반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았다.

 

정 사장은 주요 계열사에서 중책을 두루 맡아온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LG디스플레이의 반등을 이끌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LG그룹의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LG디스플레이를 속히 반등시켜야 한다는 그룹의 의지가 실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 사장이 그룹 체질 개선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분석되는 배경이다.

 

정 사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 이사회 등을 거쳐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된다. 그 전까지는 한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유지한다. 신임 CEO가 정기인사 시점에 맞춰 조직을 개편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배려가 담겨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