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시찰했다.

 

이 행보를 통해 지난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중국 정부가 반발해 경제보복에 나서면서 냉랭했던 한·중 관계가 풀리려는 신호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정부망(中國政府網) 보도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리 총리는 시안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다.

 

이날 리 총리의 시안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시찰에서는 황득규 중국 삼성 사장이 안내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리 총리는 “중국의 대외개방의 문은 갈수록 커질 수 밖에 없다. 중국 시장은 넓고 산업이 중·저에서 고부가가치 분야로 나아가고 있으며, 거대한 사업기회가 놓여 있다”면서 “수년에 걸쳐 이어온 삼성과 중국 간 협력은 고부가가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을 포함한 각국의 하이테크 기업들이 계속해서 중국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환영한다”면서 “우리는 지식재산권을 엄격히 보호하며 중국에 등록한 모든 기업을 동등하게 대우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중국정부망은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에 이미 108억7000만달러(약 13조원)가 투자됐고 앞으로 총 투자액이 150억달러(약 18조원)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반도체 생산기지로 총 70억달러(약 8조3100억원)가 투입돼 제2공장이 건설 중이며, 올해 말 완공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중국 시안에 제2공장을 짓는 데 3년간 7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월 공장을 방문해 반도체 사업 현황을 점검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중국 고위지도자의 공장 방문은 향후 현지 사업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제기된다.

 

중국 내 서열 2위인 리 총리가 직접 나서서 한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의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것은 중국 정부가 한·중 협력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삼성의 시안 반도체 공장이 지역 대표 기업이기는 하지만 리 총리가 방문한 것은 그만큼 중요하게 인식했다는 것이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중국이 첨단산업 분야에서 한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여 전했다.

 

이어 “이는 향후 한중 협력 강화를 위한 신호탄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