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 정부들이 전자담배 제조사 쥴랩스를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레티샤 제임스 뉴욕 주 법무장관은 이날 쥴랩스가 청소년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기만적인 마케팅을 했다며 법원에 소장을 냈다. 제임스 장관은 쥴랩스가 민트, 망고, 오이향 등을 내세운 광고로 청소년들을 현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쥴랩스가 제품에 니코틴이 들었다는 점을 고객에게 경고하지 않았고, 전자담배가 기존 담배보다 안전하다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광고하는 등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청소년 전자담배 흡연율을 급속히 높였다고 비난했다.

 

그는 “최근 뉴욕 브롱크스 지역에서 17세 소년이 전자담배 흡연으로 사망한 일을 계기로 법적 대응을 결심하게 됐다”며 "쥴랩스의 광고 때문에 청소년 상당수가 전자담배가 안전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뉴욕 주에 앞서 지난 18일에는 캘리포니아 주가, 지난 5월에는 노스캐롤라이나 주가 각각 비슷한 이유로 쥴랩스에 소송을 걸었다. 이외에 일리노이, 매사추세츠 주 등 다른 주들도 쥴랩스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미국에서 전자담배로 폐질환을 얻은 환자 수는 2172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120명은 18세 미만이었으며, 사망자는 42명이다.

 

미국의사협회(AMA)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 않은 모든 전자담배 제품의 판매를 전면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패트리스 해리스 AMA 회장은 “10대 미성년자들의 전자담배 사용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미성년자들을 니코틴으로부터 보호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쥴랩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미국 내 전자담배 제품 재고를 조정하고, 검찰·규제 당국 등과 협력해 미성년 전자담배 흡연에 맞서고 사회의 신임을 얻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쥴랩스는 미국 전자담배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가향 전자담배가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와 SNS를 통한 광고가 청소년들을 겨냥한다는 비판이 계속되자 쥴랩스는 민트 등 인기 가향 제품의 판매와 함께 광고도 중단했다.

 

한편 필리핀에서도 전자담배를 퇴출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2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전날 밤 기자회견에서 “전자담배의 수입과 사용을 금지할 것”이라면서 “공공장소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면 누구라도 체포하라”고 밝혔다.

 

최근 필리핀에서 6개월간 전자담배를 피우던 16세 소녀가 폐 손상으로 입원하는 일이 발생하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와 관련된 질문에 답하면서 “전자담배는 니코틴과 함께 우리가 모르는 다른 화학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위험하다”면서 전자담배 사용 금지 내용을 담은 대통령령을 곧 공포하겠다고 밝혔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