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유일의 해양 활화산으로 알려진 화이트섬이 9일(현지시간) 폭발해 수십 명의 사상자와 실종자가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생명의 신호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며 실종자 대부분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당국은 현지시간 이날 오후 2시 11분쯤 뉴질랜드 북섬 동부 해안에서 약 50km 떨어진 화이트섬의 화산이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폭발했다고 밝혔다. 폭발하면서 발생한 화산재는 3.6km 상공까지 치솟았다.

 

뉴질랜드 와이카토의 브루스 버드 경찰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화산 폭발 당시 화이트섬에는 뉴질랜드인을 비롯해 호주, 영국, 미국, 독일, 중국, 말레이시아 등 7개국의 관광객 47명이 있었으며, 5명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31명은 아직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3명은 퇴원한 상태라고 말했다. 8명의 실종자들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부분의 부상자들은 심각한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질랜드 응급구조대 세인트 존은 “화산 분출 후 신고를 받고 헬기들이 현장에 출동했다”면서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들도 있다”고 전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가족이나 친구를 잃거나 실종된 사람들의 슬픔과 비탄에 공감한다”며 “드론과 헬기 등을 동원한 수색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추가 화산 분출 가능성 때문에 구조대가 섬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헬렌 클라크 전 뉴질랜드 총리는 트위터에 “화이트섬의 끔찍한 비극, 뉴질랜드 해안에서 활화산이 분화했다. 내 마음은 갑작스런 화산 폭발로 부상과 정신적 충격을 받은 고인과 가족과 함께 한다”며 “그 공포를 상상할 수도 없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화이트섬은 화산 분화구 관광으로 연간 1만명 이상이 찾는 인기 관광지이다. 뉴질랜드에서 가장 활동적인 화산으로 꼽히는 곳으로 관광객들이 헬멧과 방독면을 쓴 채 이 섬의 화산을 찾는다.

 

화산 폭발로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한국 외교부는 현재까지 우리 국민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현지 언론보도가 나온 즉시, 뉴질랜드 외교부에 우리 국민 피해 여부 확인을 요청했다”며 “우리 국민 피해는 현재까지 접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담당 영사가 주재국 상황실과 긴밀한 협조 체계를 구축해 교민 거주 지역인 타우랑가 영사협력원과의 비상 연락망을 통해 다각도로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화이트섬은 교민 1000여명이 거주하는 타우랑가에서 해상으로 약 80km 떨어진 곳으로 피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주오클랜드분관의 공관 홈페이지에 안전 유의 공지를 게재하고, 종결 시까지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영사 조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임보련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