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부터 대출사기·불법대출광고 등 스팸문자를 사전에 차단하는 시스템이 도입된다.

 

금융감독원(이하·금감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 대강당에서 15개 은행, 농·수협중앙회, 후후앤컴퍼니와 함께 대출사기·불법대출광고 스팸문자 대응 시스템 시행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최근 금융회사를 사칭하는 대출사기·불법대출광고 스팸문자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KISA에 신고·탐지된 대출스팸문자는 지난 2017년 하반기 31만건 수준이었으나 2018년 상반기 45만건, 2018년 하반기 59만건, 지난해 상반기 75만건 등으로 지속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시스템 구축을 통해 15일부터 대출사기·불법대출광고 스팸문자를 발신한 전화번호를 은행의 공식 번호와 대조해 스팸문자로 확인되면 문제의 전화번호가 차단된다. 은행이 고객을 상대로 문자메시지를 발송할 때 사용하는 전화번호 목록을 ‘화이트리스트’로 만들어 놓은 후 목록에 없는 번호가 은행 관련 문자를 보낼 때 문제의 번호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용자가 휴대폰에 기본으로 탑재된 ‘스팸 간편신고 기능’을 이용해 신고하면 해당 스팸문자는 KISA에 집적된다. 아직 신고·차단되지 않은 스팸문자의 경우 ‘후후앱’을 통해 은행 공식 발송 메시지인지 여부를 알림(안내문구)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안내문구는 “위 발신번호는 금융권 화이트리스트에 등록된 전화번호입니다” 등이다.

 

일별 최소 5개에서 최대 50개의 스팸발송 전화번호 차단이 가능한데 월 환산시 150개에서 1500여개 스팸발송 번호를 차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유관기관 등은 월 평균 300만건의 스팸문자 차단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시행을 통해 대출사기문자로 인한 피해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팸문자로 인한 불편함도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은 사칭·사기 문자로 인해 발생하는 민원·평판하락 위험 감소, 정보기술(IT)·보안기업은 자사 프로그램의 기능을 개선하고 확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응 시스템은 향후 저축은행·캐피탈 등 전 금융권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알고리즘과의 접목 등을 통해 지능화되는 금융범죄에 대응해나갈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서 윤석헌 금감원장은 “대출사기의 경우 급전이 필요하지만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하기 어려운 사회적 취약계층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각 기관은 각자가 보유한 정보를 한 데 모아 대출사기 문자를 사전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강력한 피해방지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적으로 ‘대출사기 문자 방지 시스템’에 AI알고리즘을 접목해 대출사기 대응 체계 고도화를 추진하는 등 불법 금융행위 근절을 위한 기관 간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이다”며 “앞으로도 금융권은 디지털 전환의 흐름 속에서 준법감시 기능을 강화해 금융산업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 제고에 힘써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