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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사람들의 진정한 친구가 되길 꿈꾸며 살죠”
30년 넘게 영화 분야에 매진, 작품성과 오락성 갖춘 영화 수입·배급으로 꾸준히 활동
정동현 기자(dhjeo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2-07 00:26:00
2월의 추운 겨울날 서초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강우선 알토미디어 대표와의 인터뷰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시작해 영화업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로 진전됐다.
어린 시절 집 근처 극장에서 고전영화 보는 것을 즐겼던 그는 젊은 시절엔 프랑스 문화원을 전전하며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영화를 만나곤 했다.
강 대표가 영화 일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영화 ‘비오는 날의 수채화’의 제작사인 청기사에서 1989년에 영화기획실장으로 일하면서부터 이다.
“‘엽기적인 그녀’를 만든 곽재용 감독과 친분이 있어서 영화사 일을 처음 시작하게 됐죠. 이후에는 회사를 나와 영화 투자사인 일신 창투에서 일을 하게 됐어요. ‘은행나무침대’를 비롯해 ‘접속’ , ‘8월의 크리스마스’의 부가판권 판매대행을 담당했었죠. 이후엔 코리아픽쳐스, 쇼이스트, 아이픽처스에서 일하게 됐고 자그마한 홍보대행사를 꾸려 프리랜서로 일하기도 했죠.”
“제가 담당했던 부가판권 판매대행은 비디오와 DVD까지 포함했는데 요즘엔 그 두 종류를 제외한 나머지 판권을 파는 일을 의미해요. 가장 큰 게 공중파 방송사에 영화 판권을 판매하는 일이죠. 그동안 ‘친구’ 같은 영화를 방송사에 팔기도 하고 ‘갱스 오브 뉴욕’, ‘시카고’, ‘영웅’, ‘장화 홍련’ 등을 판매 대행했었죠.”
“저에겐 영화는 어려울 때 위로 받는 친구처럼 소중한 존재에요”
그에게 영화는 친구 같은 존재다. 그는 영화를 통해 웃고 울며 위로받기 때문이다. 때문에 영화는 가장 친한 친구며 동료인 셈이다.
“저에게 영화는 친구 같아요. 어려울 때 위로 받고 때론 웃고 울기도 하는 소중한 존재죠."
이처럼 영화를 친구처럼 생각하는 그가 가장 애착을 갖는 작품은 지난해 개봉했던 영화 ‘쁘띠 아만다’와 ‘아녜스가 말하는 바르다’ 등이다
“제가 수입한 영화인 ‘쁘띠 아만다’는 정말 아름다운 영화에요.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을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치유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죠.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많은 극장에서 상영하지 못했던 거죠.”
“‘아녜스가 말하는 바르다’는 제가 좋아하는 감독 중 한 명으로 프랑스 누벨바그를 대표하는 여성 감독인 아녜스 바르다의 작품 세계를 알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영화라 많은 분들에게 추천해 드리는 작품이죠.”
그가 좋은 영화를 고르는 기준은 국제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작품들로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고 감독의 연출력이 뛰어난 작품들이다. 여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과 맞고 많은 분들이 잘 봐주셨으면 하는 영화다
최근 그는 알토미디어를 통해 명작의 판권을 구입해 극장에서 재개봉하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 ‘첫 키스만 50번째’와 1980년대 흥행작으로 톰크루즈를 20대 청춘스타로 발돋움하게 한 영화 ‘탑건’, 프랑스를 대표하는 거장인 장 뤽 고다르의 작품인 ‘비브르 사비’를 재개봉했다.
“‘첫 키스만 50번째’는 예전 DVD 사업을 했을 때 즐겨봤던 작품이라 판권을 구매해 2017년에 재개봉 했으며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어요. ‘탑건’도 젊은 시절에 좋아했던 작품 중 하나로 올해 개봉 예정인 ‘탑건2’ 를 개봉하기 전에 2018년에 재개봉해 좋은 반응을 얻었죠. ‘비브르 사비’는 장 뤽 고다르의 가장 대중적인 작품으로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을 정도의 좋은 작품이라 디지털 리마스터링 기술을 활용해 2019년에 재개봉했어요.
“제가 사랑하는 영화들을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실 때 감사하죠”
판권을 구매해 재개봉하는 등 사람들에게 좋은 영화를 선물하는 그이지만 언제나 행복하고 즐거웠던 것은 아니다.
“작년이 가장 힘들었죠. 아무래도 이쪽 일이 수입사들끼리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모든 일이 술술 풀리지는 않아요. 수입한 영화들이 잘 안될 때 힘들고 내가 수입한 좋은 작품들이 사람들에게 외면받을 때 가장 힘들죠.”
그럴 때 그는 비틀즈의 음악을 즐긴다.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그는 비틀즈의 대표곡인 '예스터데이(Yesterday)'와 '헤이쥬드(Hey jude)'를 들으며 업무에 대한 피로를 잊고 노래에 취해 마음을 풀기도 한다.
강 대표가 인생에서 가장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신이 사랑하는 영화를 많은 분들이 관람하고 사랑해 주는 것이다. 또한 영화를 통해 사람들이 함께 울고 웃으며 행복을 찾는 일이다.
이에 그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문신을 한 신부님’을 준비 중이다. 이 영화는 실화를 소재로 한 것으로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사는 마을 사람들이 함께 치유하는 과정을 그리는 작품이다
“저의 올해 목표 중 하나가 2월 13일 개봉중인 영화인 ‘문신을 한 신부님’을 성공시키는 일이에요. 이 작품은 소년원에서 사회로 나온 스무 살 청년인 다니엘이 사제복을 훔쳐 신부 행세를 하며 벌어지는 실화를 소재로 한 폴란드 영화죠. '문신을 한 신부님’을 아카데미 국제영화상에 후보에도 올랐고 주연을 맡은 폴란드 배우 바르토시 비엘레니아는 스톡홀름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죠. 베를린 영화제에서 2020 유로피언 슈팅스타에 선정되기도 했어요”
이외에 그는 영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하워즈 엔드’라는 작품을 올해 재개봉할 계획이다. 그의 목표는 작품성이 있으며 재미있는 영화를 통해 영화가 사람들에게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이다.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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