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합의가 만든 35년 만에 오는 투자대박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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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준금리 동결은 경기확장 연착륙 신호…美 볼커룰 해소에 대규모 자금이동

김장섭 필진페이지 + 입력 2020-03-02 11:00:11

중국이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장 기대와 달리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습니다. 왜 동결했을까요? 먼저 미중무역합의로 인해 외국인의 직접투자가 있을 것이라 본 것 같습니다. 올해 1월부터 볼커룰이 확 풀립니다. 볼커룰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미국 은행들의 과도한 위험 투자를 막기 위해 마련됐던 규제 조치입니다. 볼커룰이 풀리면 상업은행은 대규모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게 됩니다.

생각해봅시다. 돈이 막상 풀리는데 신흥국 어디에 투자를 할까요? 2008년도 금융위기처럼 부채 담보부 증권(CDO·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만들어서 시장에 확 풀어 버릴까요? 그럴 수도 있지만 주택시장이 안정된 상태에서 그러기는 힘듭니다. 그러니 신흥국에 투자를 할 겁니다. 그러면 어떤 신흥국인가요? 닉슨쇼크 이후 달러는 무제한으로 풀렸는데 그 정도 자금을 받아줄 곳은 어디인가요? 중국뿐입니다. 아직은 생산성이 나오고 대규모 소비시장이 있어서 주택, 소비시장의 버블 여지가 있습니다. 게다가 무역합의로 중국은 자본시장개방을 하고 있죠. 다국적 금융기업의 100% 자회사 설립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지난해 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은 중국건설은행(CCB)과 공동으로 설립하는 중국 자산운용사 지분 절반 이상을 취득하기로 합의했다고 합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외국인에 대한 중국 금융 시장 개방 조치에 따른 것이죠. 따라서 외국자금이 중국으로 들어갈 채비를 마치고 있는 겁니다. 아마도 중국이 얼마나 시장을 개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겁니다.

만약에 중국이 미국과 합의사항을 준수하며 외국의 금융회사의 자유로운 금융활동을 하게 한다면 더 많은 돈이 중국으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중국은 자금의 입금뿐 아니라 송금, 즉 돈을 빼내는 것도 이번 미·중합의에서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 테마섹, 블랙록 등이 들어간다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러면 오히려 중국은 경기하락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좀 이른감은 있지만 경기확장을 걱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이 금리를 동결한 두 번째 이유는 부채 때문입니다. 중국은 기업의 부채가 300%를 넘었다는 소리가 있을만큼 부채의 규모가 크고 이것은 그림자금융을 포함하면 더 클 수도 있습니다. 한국, 미국, 일본 등 기업부채는 100% 내외입니다.

IMF 당시 한국의 상황은 대외채무에서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채무 비중이 50%를 넘었습니다. 현재 중국 단기 채무비율은 1.2조달러(외환보유고 3조 달러)로 30%를 넘습니다. 외환보유고가 3조달러가 아니라 심하게는 2조달러라는 말도 있습니다. 한국의 IMF 당시 단기채무의 총합은 한국 외환보유고의 3배였습니다. 그리고 기업평균 부채비율 400%, 1000% 넘는 대기업(대우, 기아 등)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IMF를 맞으면서 부채가 많은 한국기업은 몰락한 거죠. 현재 중국 기업 중에는 부채 비율 300%, 1000% 넘는 기업이 허다합니다.

1997년 1월 재계 순위 14위였던 한보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보철강이 부도를 맞았습니다. 이후 삼미·진로·대농·한신공영 등 대기업의 연쇄 부도가 이어졌고, 7월에는 기아그룹이 사실상 부도 상태에 빠졌습니다. 연말까지 쌍방울·해태그룹의 화의 신청에 이어 고려증권과 한라그룹이 잇달아 쓰러졌습니다. 외환 부족으로 국가 부도 위기 상황이 벌어지자 정부는 1997년 11월 21일 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신청했습니다. 수조원의 공적 자금이 투입돼 부실기업 살리기에 나섰지만 외환 위기로 많은 대기업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외자유치를 통해 올해 버블을 더 만들어 버티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자율을 굳이 내릴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결국 중국은 아무리 봐도 연착륙 쪽으로 방향을 잡고 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이 작년 12월에 협상을 깨면서 미국에 더 들이받았다면 그 때는 경착륙으로 가면서 난감한 상황이 발생했을 텐데 지금은 미·중합의를 통해서 중국이 연착륙쪽으로 방향을 잡고 경기부양과 외자유치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중국 내수주의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습니다.

1985년 이후 35년만에 오는 기회라 할 수 있습니다. 확실히 들어갈 시점을 잡는 것은 환율이 고점대비 20% 가까이 떨어지는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플라자 합의 때 단기간에 20% 떨어졌고 2년 만에 100% 떨어진 만큼 중국도 그런 수순을 따르리라 봅니다. 그것은 중국의 달러위안 환율이 6위안을 깨고 내려가면 들어가도 되는 신호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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