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원톱 등극한 임정배, 후계구도 역할론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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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 복심…임세령·임상민 등 경영승계 조력자 지목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3-04 14:37:58

▲ 그간 대상 각자 대표이사로 있던 임정배 대표이사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대상에서는 의사결정의 효율성 증대 등을 체제전환 이유로 설명했지만 석연찮은 점이 많아 숨은 배경들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은 대상. ⓒ스카이데일리

최근 식품기업 대상이 임정배 사장을 원톱으로 하는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 배경을 두고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임 사장이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만큼 후계 승계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종합식품기업 대상이 임정배·정홍언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임정배 단독 대표이사(사장) 체제로 전환했다. 대상은 정홍언 대표이사(사장)가 지난달 29일 사임했다고 2일 공시했다.

대상은 2016년 말 사업부문을 식품BU(Business Unit)와 소재BU로 분리한 후 지금까지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왔다. 지난해까지 식품BU는 임정배 사장이, 소재BU는 정홍언 사장이 각각 대표이사를 맡아 책임경영을 해 왔다.

대상은 정 사장의 사임에 대해 “현재의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단독 대표체계로 변경을 위한 대표이사직 사임이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정 사장의 사임 배경을 두고 의구심어린 시선을 던지고 있다. 대상은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지난해까지 실적면에선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해왔던 만큼 정 사장의 사임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대상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303억원, 당기순이익 1093억원 등의 실적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8.4%, 67.1%씩 성장한 수준이다. 매출 규모도 2조9784억원으로 전년 대비 0.7% 상승했다.

본격적인 사업부문 분리가 이뤄지기 전 시점인 2016년 매출액 2조8550억원, 영업이익 1111억원, 당기순이익 601억원 등과 비교했을 때 의미있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연도별 실적을 살펴봐도 2017년 잠깐 주춤했을 뿐 다음 2년간 연속해서 이익규모가 늘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대상 소재산업의 매출규모는 7514억원으로 전년(7188억원) 대비 4.5% 증가했다. 영업이익 규모가 546억원에서 441억원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이전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2018년 연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668억원을 달성해 사업규모가 훨씬 큰 식품사업 영업이익 규모(553억원)을 상회하기도 했다. 실적 면에선 임 사장보다 더 큰 성과를 올린 셈이다.

부문별 실적만 살펴 보면 임 사장보다 정 사장의 경영 성과가 두드러진다. 이에 업계 안팎에선 이번 체제 변경이 대상 오너일가가 임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최측근인 임 사장을 경영승계 작업 조력자로 지목했다는 설명이다.

임 사장은 1991년 미원통상에 입사한 후 지금까지 줄곧 대상에 몸을 담아온 정통 ‘대상맨’이다. 대상 식품BU장에 오르기 전 대상그룹 유럽법인 법인장, 대상 기획관리본부 본부장 등 그룹 중책을 맡아온 인물이기도 하다. 2013년엔 대상홀딩스 각자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며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기도 했다.

현재 대상은 임 명예회장의 두 딸이 각자의 영역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장녀 임세령 전무는 식품 부문에서 전략담당을 맡고 있다. 차녀 임상민 전무는 식품BU와 소재BU를 아우르는 전략담당중역을 맡고 있다.

유력한 차기 그룹 총수로 지목되는 건 임상민 전무다. 그룹 지배력이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9월 기준 임상민 전무는 대상홀딩스 지분 36.71%를 소유해 최대 주주로 있다. 언니 임세령 전무는 20.41%의 지분률로 2대 주주로 있다. 임 명예회장의 지분은 보통주 4.09%, 우선주 3.14% 등이다. 대상홀딩스는 대상에서 투자부문만 분리돼 설립된 순수지주회사다.

이와 관련해 대상 관계자는 “대상이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된 건 공시에 밝힌 대로 시장 상황 등이 바뀌며 신속한 의사결정을 집행하기 위한 결정이라 설명할 수 있다”며 “사업부문을 분리했을 당시와 상황이 바뀐 점 등에 따라 현재로썬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며 그룹 후계구도 등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