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靑 저능한 사고방식 경악”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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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문가 “북한 고립 노선 고수 뜻 분명히 드러나”

정동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3-04 12:20:48

▲ 2018년 5월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마중 나온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문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청와대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3일 “청와대의 행태가 세 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며 직접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고 말했다. 2일 북한이 미상의 발사체를 발사한 데 대해 청와대가 강한 우려를 표명하자 강도 높은 비난으로 맞대응한 것이다.

김 부부장의 이번 강도 높은 발언으로 인해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 대화 역시 장기간 쉽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 부부장은 그간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주로 대화를 위한 특사 역할을 맡아왔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담화에 대해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브루스 클링너 미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김여정 제1부부장의 높아진 지위가 이번 담화를 통해 확인된다고 말했다.

VOA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클링너 연구원은 “이번 담화는 김여정의 이름으로 나온 첫 공공정책 성명”이라며 “이는 조직 내에서 그의 지위가 높아지고 김정은 위원장의 비서가 아니라 정책입안자로의 정체성을 뚜렷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담화가 과장되고 전형적인 북한의 방식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내용 자체는 특별할 게 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김부부장은 이날 담화문에서 전날 북한의 타격 훈련에 대해서 “청와대에서 강한 유감이니 중단 요구니 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실로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주제 넘는 실없는 처사”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남의 집에서 훈련을 하든 휴식을 하든 자기들이 무슨 상관이 있다고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고 내뱉는가”라 말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의 직접 입장 표명이 아닌 것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라면서 “(청와대가)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인,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까”라고도 말했다.

스티븐 노퍼 코리아 소사이어티 선임국장은 김여정의 이번 담화를 통해 “북한이 고립 노선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런 양상이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또 “남·북 보건협력이 논의돼야 할 시점이지만 북한은 한국 평화 이니셔티브에 반응할 수 있는 기회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퍼 국장은 이번 담화가 부정적인 부분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번 담화는 김정은의 여동생인 특수 관계인 고위 당국자의 메시지를 반영하고 있으며 실망스럽지만 동시에 기회 또한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이번 담화가 어떤 의미로든 긍정적일 수는 없지만 부정적인 측면을 과장할 필요도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일 오후 “원산 인근에서 동해 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사는 올해 첫 사례이자 작년 11월 28일의 방사포 사격 이후 95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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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현 기자 dhjeo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