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기회의 땅’ 찾아라…유럽 향하는 배터리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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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폴란드 공장 증설·삼성·SK이노 헝가리 공장 증산…EU 탄소 감축에 수요 급증

이지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3-04 15:07:36

▲ 삼성SDI·LG화학·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기업들이 탄소배출 규제를 시행하는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진은 왼쪽부터 삼성전자 서초사옥, SK그룹 본사, LG트윈타워 ⓒ스카이데일리

삼성SDI·LG화학·SK이노베이션 등 주요 배터리 업체들이 탄소배출 규제를 시행하는 유럽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폴란드 브로츠와프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터키 가전업체 베스텔의 조립공장을 3140만달러(약 374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올해 10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연간 7.5GWh 규모의 헝가리 코마롬 공장을 완공해 올해 2~3분기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현재 건설 중인 헝가리 2공장의 생산능력도 연 10GWh에서 16GWh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SDI는 2016년 헝가리 괴드 공장에 약 4000억원을 투자해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더불어 삼성 SDI는 BMW, Volkswagen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완성차업체에 수주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배터리 3사가 내연기관차 규제가 강화되는 유럽 시장을 공략해 생산능력(CAPA·캐파)을 확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승용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7.5% 감축한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차 한 대당 배출 허용량을 기존 130g/㎞에서 95g/㎞로 줄인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차량당 95유로의 벌금을 매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럽 주요 국가는 2025~2030년 이후에 내연기관 자동차의 신규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2025년까지 가솔린, 디젤차 판매를 없애겠다는 정책적 목표에 합의했다. 프랑스는 2025년에 파리 시내 디젤차 운행을 금지하자는 정책을 내놨다. 영국은 2040년까지 전통적인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독일도 일부 도시에서 디젤밴의 운행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부터 내년 말까지 평균 95g/km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충족하지 않으면 그램(g)당 95유로의 벌금을 판매 대수만큼 부과받는다”며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판매를 조기에 확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고 밝혔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유럽은 지난해 1~11월까지 전기차 배터리 누적 사용량은 20.9기가와트시(GWh)로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유럽은 이 기간 배터리 증감률은 92.0%로 중국(18.3%), 미국(1.9%)을 크게 앞섰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고객사의 본격적인 전기차 출시 계획과 유럽연합의 그린 딜 정책에 따른 탄소배출 규제 시작으로 배터리 업계가 큰 수혜를 볼 것이다”며 “이 때문에 삼성·LG·SK 등 주요 배터리 업체는 동유럽에 생산기지를 구축해 증설 작업에 돌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지영 기자/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지영 기자 j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