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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오.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시편 46 : 1>
지난해 조국 사태에 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항명사건·울산시장 선거 공소장 비공개 파문·임미리 칼럼 사태·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민주당 수석 대변인의 TK 봉쇄작전·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의 “코로나19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 발언 등.
전 세계 90여 개국에서 ‘코리아 코로나19’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우리 국민이 격리되는 수모를 겪는데도 유럽 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자세 등으로 악재가 이어지면서 문재인 정권에 역풍이 불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나친 낙관론으로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며 안이한 인식을 갖고 있었다. 사태가 더욱 악화되자 청와대는 “희망을 같이 나눈 발언으로 이해해 달라”며 수습에 진땀을 뺐다.
그러나 민심의 역린을 건드린 가장 치명적인 장면은 지난달 20일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출연팀과의 청와대 오찬이었다. 그날은 첫 코로나 사망자가 발생한 날로 국민 모두가 고인에 대해 애도를 표하며 슬픔에 잠겨있던 때다. 또 하루 전에는 31번 환자로 인해 충격적인 신천지 집단 감염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런 예민한 초비상위기에 문 대통령 부부가 파안대소하는 참으로 민망한 모습이 언론매체에 공개됐다. 청와대 참모들의 강심장과 형편없는 정무감각이 놀라울 뿐이다. 돌이켜보면 언젠가부터 장관이나 대통령 측근들이 자충수와 설화(舌禍)가 꼬리를 물고 있지만 책임 추궁은 커녕, 오히려 친문네티즌들의 열광적 지지를 받고 있다. 최고지도자인 대통령도 아무 말이 없다. 그 결과 관료와 전문가들은 침묵한다. 문 대통령의 측근들은 마치 황제 앞에서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하는(지록위마·指鹿爲馬) 승상인 이사나 조고 같은 좀비, 기생충들이 많은 것 같다.
믿기는 싫지만 관료사회에 파다하게 퍼진 소문에 따르면 ‘탈원전의 방향과 속도를 조종할 필요가 있다’는 직언이라도 할라치면 대통령이 “이젠 그런 말 내게 하지 마세요. 꼭 원전하고 싶다면 자기들이 다음 대통령이 돼서 맘대로 하라고 그러세요”라고 말을 자른다는 것이다. 이후 탈원전·소득주도 성장·대북지원 등은 모두 성역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또 정부 부처에서 새 정책 아이디어를 냈다가도 참여연대나 민주노총에서 항의라도 하면 청와대 비서실이 득달같이 전화해서 “왜 시키지도 않은 일을 자초해서 말썽을 피우느냐?” 난리를 쳤다는 소문도 흘러나온다. 이후 누구도 감히 대통령 앞에서 싫은 소리를 하지 않는 분위기로 굳어졌다는데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문 대통령이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의지와 공정을 강조하는 것도 큰 문제다. 재벌회장들을 불러 “투자와 고용은 의지의 산물”이라고 겁박한다. 아니다. 투자는 기회의 산물이고 고용은 필요의 산물이다. 잘은 모르지만 기업은 돈 벌 기회가 보이면 사채라도 끌어와 투자하고 꼭 필요한 인력이라면 경쟁업체에서 몰래 빼올 정도다. 이런 기업의 생리를 무시하고 무조건 의지와 공정 만을 강조하면 투자나 고용이 늘어날리 만무다.
마스크 대란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대중(對中)수출은 막지 않은 채 “마스크는 우리 수요를 감당하기 충분한 생산 능력이 있다. 의지의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또 한 번 국민을 기만했다. 결국 현실에 바탕을 둔 구체적 정책 대신 의지만 강조하다 마스크 대란을 맞는 등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정치 본색을 드러내면서 자충수를 거듭하고 있어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이 편의점에서 우산을 사면서 점주에게 총선을 앞두고 민심이 어떤지를 물었다. 잠시주저하던 점주는 “다들 난리도 아니다. 정말 죽을 맛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더 난리이긴 하지만 경기가 계속 안 좋았고 매출마저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며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알바도 못 쓰고 하루 10시간 반을 근무해야 하는데 그야말로 죽을 지경이다”고 말했다. 점장의 하소연에 대통령이 민심을 제대로 헤아렸는지 모르겠다.
문재인 정권을 열열히 지지했다던 또 다른 상인은 “지금은 문재인 정권에 많은 실망감이 크다. 꼭 배반당한 기분이다. 국민들은 사는 게 더 중요하다”며 “정권이 바뀌면 경제가 잘 된다고 해서 희망을 갖고 (문 대통령을) 찍었지만 거짓말만 하고 결국 내 발등을 찍은 거죠, 뭐. 이번선거에는 민주당 찍을 맘 없어졌어요”라며 원망의 목소리도 냈다.
서울광장시장·남대문 시장·동대문 시장에서 만난 자영업자나 식당 주인들 대부분이 화가 잔뜩 나있다. “몇 개월 째 적자 신세다. 가게 세를 낼 수가 없을 정도다. 경기가 다 죽었다. 경제도 어렵지만 정부가 어디 정의롭기나 하나, 위선이 많다”는 것이 고정 레퍼토리다. 자연스럽게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 하늘을 찌를 듯 고조돼 있다.
심지어는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시장 등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대해 ‘뭣 하러 다니는지 모르겠다. 진실성이 없고 선거 때가 되니 생 쇼를 하고 있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며 비난하는 국민들도 많다. 이처럼 영세상인들 다수가 여권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 사회는 우한코로나에 대한 충격과 공포, 수치심과 모멸감으로 뒤범벅된 최악의 분위기다. 정부의 잇따른 자충수로 민심 이반까지 우려되고 있다. 최근 한국 갤럽조사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우한코로나 대응에 대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총체적 실패에 대한 분노다. 불과 2주 만에 국민정서가 완전히 뒤집어진 것이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의 탄핵 촉구 청와대 국민청원이 140만명을 넘어섰다. 청원인들은 한결같이 ‘문재인 대통령을 우리나라 대통령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탄핵을 주장했다. 지난 2017년 취임 100일을 맞이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의 문을 연 문 대통령으로선 역습을 당했다고도 할 수 있다.
우리에겐 위기의 현장에서 우한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 공무원, 그리고 전국에서 몰려온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뛰어난 의료기술을 인정받고 있는 의료진이 있어 충분히 극복 할 수 있을 것이다. 독감보다 치사율이 낮은 우한코로나를 두려워 할 이유도 없다. 제 아무리 세 보이는 코로나라도 북풍한설을 뚫고 인고 끝에 다가온 봄꽃 속 따뜻한 사랑에는 당해내지 못할 것이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4월 총선을 대비 메르스 사태를 맞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 때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면 오히려 그릇된 결정을 할 위험 요소가 있다. 특히 국민의 생명이 걸려있는 일까지 정치적 입장에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것이 국민들의 심정을 서글프게 한다.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대구·경북에 일부 정치인들과 시민단체가 마치 호재(好材)를 만난 것처럼 정치적 색깔을 드러내면서 난폭한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개탄스럽다. 최전선에서 무기도 없이 싸우고 있는 군인들 등 뒤에서 총질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영국의 소설가 조지 오웰은 “당신이 침몰하는 배 위에 있을 때 당신의 생각은 그 침몰하는 배에 집중될 것이다”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지금 대구시민들은 우한코로나 퇴치 외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대구의 절박한 상황을 두고 ‘새누리=신천지’라며 정치적으로 깎아 내리는 일부 몰지각한 자들은 제대로 된 인격자의 자세가 아니다.
발단은 발병 초기에 중국인 입국금지를 하지 않은 정부에 무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우(愚)를 범하면 국민들로부터 더 큰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확산속도가 더 빨라지면 의료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냉정하게 우선순위를 정해야한다. 모든 것을 쥐려다 가장 중요한 것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럴 때 현명한 결정을 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게 바로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직무이자 책무다.
지금은 정적(政敵)도 없다. 이럴 때일수록 야당과 협치가 돼야 한다. 지금은 총선, 경제, 외교, 안보보다 방역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문대통령의 슬로건이 사람이 먼저가 아닌가. 지금은 분명히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방역이 먼저다. 많은 국민들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나라가 신천지를 말 하는 가 보다. 그런 나라의 국민으로 사는 게 서글프다” 며 자괴감마저 나타낸다. 많은 국민의 마음속엔 마스크 대란이 유발한 분노, 불신, 자괴감으로 얼룩져 있다. 4월 총선이 주목되고 있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정녕 기쁨으로 그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 (시편 126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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