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싸움된 한진家 남매의 난, 리베이트 의혹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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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연합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의혹에…조원태 “거짓주장 여론 호도”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3-08 12:50:28

▲ 한진칼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3자 연합)’이 제기한 대한항공의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도 근거도 없는 주장이다”고 일축했다. 사진은 한진빌딩. ⓒ스카이데일리

오는 27일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으로 구성된 ‘3자 연합’이 대한항공의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제기하자 조원태 회장 측인 한진칼이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한진칼은 8일 3자 연합이 제기한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도 근거도 없는 허위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수사종결합의서를 고등법원의 판결문이라고 거짓 주장하는 등 불순한 의도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은 2018년에만 11개 수사기관으로부터 18번이 넘는 압수수색과, 수십회에 달하는 계좌추적 등 고강도의 수사를 받아왔지만 그 과정에서 항공기 거래와 관련한 위법 사실은 단 한건도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진칼은 “조현아 주주연합은 프랑스 경제범죄 전담 검찰의 ‘수사종결합의서’를 고등법원의 ‘판결문’이라고 거짓 주장함으로써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수사 진행 과정에서 프랑스 검찰 및 에어버스로부터 어떠한 문의나 조사, 자료제출 요구도 없었고, 동 합의서는 에어버스에 대한 기소면제를 목적으로 한 양자간 합의일 뿐, 제3자와의 사실 관계에 대한 사법부 판단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진칼은 “형사사법체계가 다른 프랑스에서 외국회사와 검찰이 기소를 면제하기로 한 합의서에 대한항공이 언급됐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구체적인 내용도 근거도 없는 주장을 하는 조현아 주주연합의 행태는 한진그룹을 위한 것이 아닌,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한 지극히 불순한 의도임이 명확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3자 연합은 대한항공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대한 관계 당국의 수사를 재차 촉구했다. 주주연합은 지난 6일 ‘프랑스 고등법원 판결문 전문’이라며 문건을 공개하고 2차 성명을 통해 “에어버스로부터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한 관계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주연합은 에어버스가 대한항공에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세 번에 걸쳐 최소 1450만달러의 리베이트를 지급했고, 세 번째 리베이트는 대한항공의 고위 임원이 개인적으로 관련된 국내와 미국 교육기관의 연구 프로젝트와 관련해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진칼은 주주연합이 주장한 ‘리베이트’ 과정에서 조 회장의 연루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정했다. 한진칼은 “합의서에서 언급된 리베이트 의혹 시기는 1996년부터 2000년 사이”라며 “조원태 회장은 2003년 한진그룹에 입사했으므로 전혀 모르는 사안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원 송금이 2010년 이후에 이뤄졌다고 언급되어 있는데, 항공기 구매계약 시점과 송금이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시점 사이에 10년 이상의 간극이 있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주장이다.

한진칼은 “A330 도입계약 시기에 조원태 회장은 입사 이전이었던 반면 조현아 전부사장은 재직중이었다”며 “금원 송금 시기라고 언급한 2010년 이후 시기에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부사장은 동일한 직급으로 재직했다”고 밝혔다.

또 합의서에는 에어버스가 해외 중개인에게 송금을 했다는 언급만 있을 뿐, 중개인이 금원을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어떻게 사용했다는 구체적인 내용과 근거가 없다. 금원 수령자도 명시돼 있지 않으며, 동 합의서 각주에서도 수령자가 금원의 출처나 목적에 대해 알 수 없음을 한계로 지적했다.

이어 합의서상 600만달러는 에어버스가 R&D 투자를 위해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에 기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3년 설립된 에어버스 기술연구소에 대한 투자로, 600만 달러의 기금은 에어버스, USC, 인하대, 항공대, 대한항공 인사가 참여하는 ‘운영 이사회’를 통해 운영됐다는 것이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조 회장과 3자 연합 간 여론전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리베이트 의혹이 27일 열릴 주총에서 변수로 작용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조 회장 측이 확보하고 있는 지분율은 총수 일가 지분(22.45%)과 델타항공(10%), 카카오(1%),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우리사주조합(3.8%) 등 37.25%에 달한다.

이에 맞서는 3자 연합 지분율은 31.98%다. 이밖에 국민연금이 한진칼 지분 2.9% 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소액주주와 국미연금의 표심이 이번 주총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