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경영권 분쟁, 리베이트 의혹 진실공방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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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법원 문서, 에어버스 뇌물 인정…사법기관 수사 나서야”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3-09 15:27:17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으로 구성된 ‘3자 연합’이 대한항공 리베이트 수수 의혹과 이에 대한 대한항공 측의 반박 보도자료 등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한진빌딩. ⓒ스카이데일리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으로 구성된 ‘3자 연합’이 대한항공 리베이트 수수 의혹과 이에 대한 대한항공 측의 반박 보도자료 등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입장을 밝히며 3자 연합은 다시 한 번 대한항공 리베이트 수수와 관련한 수사를 촉구했다.

3자 연합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항공 측의 반박은 불법 리베이트 수수와 조원태 대표이사의 관여 여부에 대해 실제로 어떤 것도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히려 객관적 자료와 사실에 의해 다음과 같은 점들이 확인되고 있을 뿐이다”고 강조했다.

먼저 대한항공의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건과 관련해서는 “프랑스 법원은 불법 리베이트 수수 사실을 명백히 확인했고 이는 에어버스 스스로도 인정한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3자 연합은 “3자 연합이 공개한 프랑스 법원 문서는 프랑스 경제전담검찰(PNF)과 피의자(에어버스)가 에어버스가 항공사들에게 뇌물을 공여한 사실을 확인하고 에어버스의 벌금 납부 등 일정한 행위를 조건으로 형사처벌을 유예할 것을 합의한 문서다”며 “이 문서는 프랑스 법원이 정식으로 공청회(public hearing)를 통해 사실관계를 검토한 후 문서의 유효성 및 기재내용에 관해 별도의 승인 판결(validation order)을 내린 문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문서는 그 기재내용이 법원 판결에 의해 확인된 문서로 에어버스 스스로도 문서에 기재된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며 “전후 사정이 이와 같음에도 대한항공 측이 사안의 본질을 흐리기 위해 문서의 성격에 관한 논의를 1차적으로 부각시키며 에어버스 스스로 인정하고 법원에 의해 확인된 리베이트 수수 사실을 전면 부인하는 성명을 낸 행위는 3자 연합으로서도 안타까움과 당혹스러움을 가질 수밖에 없도록 하는 행위다”고 비판했다.

3자 연합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불법 리베이트가 수수된 2010~2013년 당시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 등의 직책으로서 항공기 도입을 직접 담당하는 핵심 임원이었다고도 주장했다.

3자 연합은 “프랑스 법원 문서에서 언급된 리베이트 의혹 시기는 1996년부터 2000년 사이인데 대한항공은 조 회장이 2003년 한진그룹에 입사했으므로 리베이트 수수는 그와 무관한 일이라고 변명하고 있다”며 “그러나 프랑스 법원 문서에 의하면 리베이트 약속의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은 2008년부터 시작됐고 실제 리베이트 수수는 2010년 최소 200만달러, 2011년 650만 달러, 2013년 600만 달러 등 세 차례에 걸쳐 각기 다른 방법으로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회장의 경우 2004년 이후 등기이사로서 모든 항공기 도입 및 관련 차입 등에 이사회 표결에 임해 전부 찬성 표결을 한 바 있고 2009년 이후에는 항공기도입계획을 수립하는 여객사업본부장, 제휴를 주관하는 경영전략본부장 등으로서 에어버스 항공기 구매에 직접 참여했고 함께 구매된 에어버스 항공기에 장착되는 엔진도입계약에 직접 서명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3자 연합은 대한항공이 불법 리베이트 수수 과정에서 어떠한 내부적인 통제 시스템도 작동한 바 없었고 의혹이 드러난 현재에도 아무 실질적 조사 없이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3자 연합은 “이번 리베이트 사태에 있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글로벌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지금까지 이러한 거액의 리베이트 수수가 일어나는 동안 한 번도 스스로 내부 감사나 이사회 보고 등을 통해 어떠한 문제 제기를 한 바가 없다는 것이다”며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감사시스템 또한 한 번도 작동한 바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결국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현 경영진 하에서 이사회와 감사위원회 등에 의한 감시와 견제 기능이 전혀 작동되지 않는다는 증거이다”며 “3자 연합이 금번 주주제안을 통해 제안한 전문경영인제 도입과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이 필요한 이유이기도하다”고 강조했다.

3자 연합은 “대한항공은 지금이라도 내부적으로 이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진상을 규명해 그 결과를 사법기관과 국민들 앞에 가감 없이 내놓아야 한다”며 “우리 사법기관이 대한항공의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대해 즉각 철저한 수사를 개시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촉구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조 회장과 3자 연합 간 여론전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리베이트 의혹이 27일 열릴 주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해 말 주주명부 폐쇄 이전 기준으로 지분 비율을 살펴보면 조 회장 측이 총수 일가 지분(22.45%)과 델타항공(10%), 카카오(1%),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우리사주조합(3.8%) 등 37.25%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3자 연합 지분율은 31.98%다. 이밖에 국민연금이 한진칼 지분 2.9% 가량을 보유하고 있어 소액주주와 국민연금의 표심이 이번 주총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