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부상한 바이든의 정치적 매력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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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3-17 00:02:03

11월에 있는 미국 대선을 위한 민주당 내 후보 경선이 한창이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3일 있었던 슈퍼화요일 최고 승자로 등극하면서 대세론으로 앞서 나가고 있던 샌더스 상원의원을 역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여세를 몰아 10일 치러진 미니 화요일에서도 미시간, 미시시피 등 4곳에서 승리하면서 그동안의 부진을 완벽하게 만회하고 민주당 대선후보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삶은 그리 평탄한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으로 평이 나 있다. 1942년 펜실베이니아 주 스크랜턴에서 태어난 바이든은 집안이 아일랜드 계통이며 종교적으로는 가톨릭이었다. 본래 부유한 집안이었지만 바이든이 태어났을 무렵에는 가세가 기울었고 1950년대에 불황이 오자 고향 펜실베이니아를 떠나 델라웨어 주로 이주했다.

그는 1966년에 로스쿨 재학 중에 결혼해 2남 1녀를 뒀다. 그는 1969년 변호사 활동을 시작하며 뉴캐슬 카운티의 카운티 의회의원이 됐다. 1972년에 민주당으로 연방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30세의 젊은 나이에 미국 역사상 다섯 번째로 어린 상원의원의 기록을 남겼다. 이때만 해도 그의 인생과 정치적 여정에서 화려한 출발을 하는 듯 했다.

그러나 바이든이 당선의 행복을 누리기도 잠시, 그해 12월 그의 가족들이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아내와 장녀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가족을 교통사고로 떠나보게 된 이후 바이든은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바이든은 1977년에 교육자 질 제이콥스와 재혼했다.

그는 이후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며 경력을 쌓아가면서도 그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1988년에는 목 통증이 심해지며 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도 했다. 같은 해 역대 2번째로 젊은 나이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했으나 영국 노동당 당수 연설을 표절했다는 의혹으로 경선을 포기하기도 했다. 또 2008년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 출마했다가 조기에 탈락할 조짐이 보이면서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5위로 참패한 후 경선 중단을 선언했다.

바이든이 그의 정치적 경력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시기를 보낸 것은 2009년 오바마 행정부에 합류하며 부통령으로 활동하던 기간이었다. 현재 민주당 경선에서 바이든의 지지세력 중 흑인이 주축을 이루는 것도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인기의 여파로 평가될 수 있다.

바이든은 올해 시작한 민주당 경선에서 초반 아이오와, 뉴햄프셔, 네바다에서 부진했으나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1위로 급부상하며 라이벌 샌더스를 누르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어 슈퍼화요일 승리를 통해 입지를 한층 굳히게 됐다. 그가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흑인들의 열렬한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부통령을 역임한 것이 지지자들의 표를 모은 원동력이 됐다. 결국 바이든의 인기는 어느 정도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후광에 의지한 것으로 봐야 한다.

경선 초반에 바이든은 샌더스에게 밀리는 것은 물론 피트 부티지지 전 시장,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에게 밀리면서 한때 사퇴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후 기사회생하게 되면서 경쟁자인 피트 부티지지와 클로버샤의 사퇴와 지지선언이 자신에 대한 지지로 쏠리게 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게 됐다. 反샌더스 연합구축으로 바이든의 지지세가 커지게 된 것이다.

바이든은 실제로 슈퍼화요일에서 메인 주, 매사추세츠,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테네시, 앨라배마, 미네소타, 아칸소, 오클라호마, 텍사스 등 10개 지역에서 승리를 거두며 그동안 승승장구했던 샌더스의 기세를 꺾어버리는 데 성공했다. 이는 바이든과 함께 중도파로 분류된 부티지지와 클로버샤 사퇴로 인한 효과로 해석된다.

바이든은 슈퍼화요일의 기적과 같은 승리를 바탕으로 파죽지세로 10일 진행된 미니 화요일까지 승리하며 남은 민주당 경선에서 샌더스보다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향후에도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무난하게 바이든으로 민주당 대선후보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나온다.

하지만 바이든의 지지기반이 오바마 전 대통령의 후광과 부티지지·클로버샤의 지지 선언에 의한 것이라면 과연 바이든의 장점과 매력은 무엇인가 라는 물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바이든이 미국 유권자들에게 차기 대통령으로서 대체불가능한 인물이라는 것을 어필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다른 정치인들에 대한 유권자의 대리만족용으로 세워지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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