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정당 전쟁, 국민 눈높이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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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우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3-18 00:02:04

21대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리나라 정치 역사상 유례없는 비례정당 전쟁이 시작됐다. 21대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됨에 따라 비례정당 전쟁이 발발하게 된 것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바른미래당·정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과 4+1협의체를 만들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처리했다. 반면 미래통합당(통합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반발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4+1협의체 구성 정당들은 한 목소리로 미래한국당을 ‘꼼수정당’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선거개혁의 취지를 따르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의석 확보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21대 총선 날짜가 다가오자 범여권의 태도가 달라졌다. 21대 총선에서 미래한국당의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미래한국당으로 인해 민주당의 원내 1당 수성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초 비례위성정당 창당은 없다던 민주당이었지만 위기감이 고조됨에 따라 범진보·개혁세력이 주도하는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했다. 이에 대한 수많은 비판의 목소리가 존재했지만 원내 1당 수성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이 모여 탄생한 민생당도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모양새다. 당의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는 바른미래당계 인사들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반대하고 있으나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계 인사들은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외에도 원외 군소정당들의 비례연합정당 참여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당초 비례연합정당 참여 불가 입장을 피력했던 녹색당은 전 당원 투표를 통해 참여를 결정했고 청년정당 미래당 역시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했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비례정당 창당 및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선거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만들었지만 비례정당으로 인해 그 의미가 사라져버렸다는 지적이다.

원외 군소정당을 향한 목소리도 비슷하다. 당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 독자적인 원내진입을 노렸어야 했지만 비례연합정당을 통한 국회 입성 타진은 그들이 내세우는 이상과 다른 행보라는 것이다.

이러한 국민적 비판을 상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후보를 배출하는 것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이 아닌 혁신공천·개혁공천을 통해 능력있는 후보를 선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계파간 잡음 없는 공천과정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계파간 잡음이 발생하는 순간 ‘밥그릇 싸움’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여야는 스스로 야기한 국민적 비판의 책임을 지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자 찾기에 열중해야 한다. 그래야만 본인들 스스로 저버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도 어느 정도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조성우 jsw5655@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