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선, 4연승 직진 바이든 대세론 굳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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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등 3곳 승리…샌더스와 격차 더 벌리며 독주

정동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3-19 19:52:05

▲ 조 바이든(왼쪽) 전 미국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의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TV토론에 앞서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 대선 유력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경선에서 라이벌 샌더스 후보를 누르고 연속 승리를 거두는 가운데 바이든 대세론이 굳어지며 초기 선두를 달렸던 라이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사퇴 압박을 받게 될 전망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와 일리노이, 애리조나 주 민주당 경선에서 모두 승리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은 대의원 441명이 추가되면서 민주당 대선 후보 확정에 성큼 다가섰다.

지난달 29일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첫 승리를 하면서 반전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던 바이든 전 부통령은 3일 14개주 경선을 치른 ‘슈퍼 화요일’에서 10곳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둔데 이어서 지난주 10일 ‘미니 화요일’에서도 6곳 중 5곳에 승리하며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번 경선에서도 219명의 대의원이 걸린 플로리다, 155명의 일리노이, 67명의 애리조나에 모두 승리를 거두며 4연승을 달리게 되면서 바이든의 대세론을 굳혔다는 평가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밤 11시 기준 바이든은 1121명의 대의원을 확보한 반면 샌더스는 839명의 대의원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바이든의 대선후보 매직 넘버는 1991명이다.

AP통신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승리는 샌더스 의원에게 큰 타격이다”며 “흑인과 백인 노동자 계층이 바이든 편을 들면서 샌더스의 초기 기세는 증발해버렸다”고 평했다.

샌더스는 첫 경선에서 피트 부티지지에게 1위를 뺏긴 이후에 초반 경선에서 줄곧 1위를 차지했지만 다른 민주당 중도 후보들이 사퇴하면서 바이든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샌더스 대세론이 점차 꺾이게 됐다. 이번 경선에서는 샌더스가 히스패닉 유권자의 지지를 얻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분석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가장 많은 대의원이 걸린 승부처인 플로리다에서 히스패닉 유권자가 전체의 20%에 달했지만 여론조사는 오히려 샌더스보다 바이든에 유리하게 나타났다.

플로리다 지역은 캘리포니아, 텍사스에 이어 대의원 수가 세 번째로 많은 219명이다. 바이든은 61.9%를 얻어 22.8%를 얻은 샌더스에게 압승했다. 플로리다는 쿠바,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등에서 넘어온 히스패닉이 많은데 그들은 민주적 사회주의자인 샌더스에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바이든은 백인 유권자가 많은 지역인 1·2차 경선에서 부진하며 한때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유색 인종 비율이 늘어난 3차 네바다 경선에서 2위로 올라오며 부활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지지층인 흑인유권자가 과반을 차지한 지역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반전의 서막을 알렸다. 중도파 후보들의 사퇴로 지지율이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샌더스와 양강 구도가 만들어졌고 슈퍼 화요일에 10개 지역에서 승리를 하면서 역전의 발판을 굳혔다.

AP통신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하면서 민주당 기득권층이 11월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물리치기 위한 대항마로 바이든을 선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AP는 또한 보수 지지층이 확고한 공화당, 진보 지지자가 확실한 민주당 간에 중도 표를 놓고 벌이는 대선에서는 민주적 사회주의자로 평가받는 샌더스 후보보다는 중도 성향인 바이든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샌더스는 바이든과의 대결에서 연 이은 패배로 일각에서 샌더스 사퇴론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샌더스 캠프 관계자는 18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더힐에 “선거 전략을 평가(assess)하겠다”고 말해서 샌더스의 사퇴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바이든과 샌더스는 17일 경선에 앞서 15일(현지시간) 진행된 TV토론에서 시작 전 악수 대신 팔꿈치를 서로 부딪치는 방식으로 인사를 나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우한코로나) 확산을 막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두 사람 모두 비판했다.

바이든은 “이는 어떻게 사람들을 단합시키고, 뭔가를 해내는 데 필요한 희생을 어떻게 치르는가의 문제”이며 “다른 무엇보다 우리는 과학에 다시금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를 약화시켰다”고 말했다.

샌더스는 “지금은 코로나19와 경제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이며 “부패하고 오염된 나라가 아닌 서로를 돌보는 나라를 만들 때”라고 말했다. 그는 토론 직후 CNN과의 인터뷰에서 “머리에 뇌가 있는 대통령이면 (우한코로나발병에) 과학자들을 불러모아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라고 말했을 것이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 비판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현재까지 경선을 치른 27개 주 중 19개주에서 승리를 거뒀다. 그는 경선 승리 후 고향 델라웨어에서 진행한 온라인 연설에서 “나와 샌더스 후보의 전술이 다를 수 있지만 모든 미국인에게 알맞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득 불평등을 줄이면서 기후 변화에 대처하자는 공동의 비전을 공유했다. 나의 목표는 민주당을 통합한 후 이 나라를 통합하는 것”이라며 샌더스의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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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현 기자 dhjeo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