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전 국민 이동금지령…“3주간 집에 머물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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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총리 “국민의 이동과 여행 제한…위반 시 벌금”

정동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3-24 17:12:38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3일(현지시간) 런던 총리관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한코로나) 관련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평소대로 생활하라’며 다소 미온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한코로나) 방역 대책을 내놓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이동금지령을 내놓았다.

BBC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23일 저녁(현지시간) TV에 방송된 우한코로나 대응을 위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3주간 전 국민의 이동과 여행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은 그동안 이탈리아,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이동을 제한하지 않았으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 이 같은 조치가 내려졌다.

존슨 총리는 연설에서 “필수 업종을 제외한 모든 상점들은 즉시 문을 닫고 사람들은 더 이상 가족이나 친구를 만나러 외출할 수 없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벌금을 물릴 것이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 조치는 발표 즉시 3주간 시행된다.

영국에서는 이날 저녁부터 의약품 및 생필품 구매, 1일 1회 운동, 병원 진료, 출퇴근 등을 제외하고 모든 외출이 금지된다. 출퇴근도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만 할 수 있다.

그동안에는 식당, 카페, 펍 등만 문을 닫았지만 앞으로는 슈퍼마켓 및 약국을 제외한 모든 가게의 영업이 중단된다.

또 영국 정부는 동거인과 함께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2명 이상의 모임을 전면 금지한다. 결혼이나 세례식 등의 행사도 중단된다. 단, 장례식은 허용된다.

존슨 총리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 없다면 충분한 산소 호흡기나 집중치료 침상, 의사와 간호사를 이용할 수 없을 것이다”면서 “너무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아프면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이를 감당할 수 없다. 우한코로나 뿐만 아니라 다른 병으로도 사람들이 죽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사람들의 삶은 물론, 여러 사업체와 일자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알고 있지만 지금 단계에서 다른 방안이 없다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의 이동금지령 발표에 대해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정부가 “올바른 대처를 하고 있다”고 환영했다. 정부가 ‘생필품 매장이 아닌 의류, 전자제품 매장 등은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고 제한한 것과 관련해서는 “어떤 사업장이 문을 닫아야 하는지 명확한 지침을 내리라”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정부는 자영업자와 임차인을 포함한 모든 노동자들의 안전을 제공하기 위해 (사회 체제의) 구멍을 메워야 한다”고 말했다.

BBC 역시 정부의 강력한 대책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BBC는 최근 날이 풀리며 사람들이 여름의 시작을 즐기기 위해 공원 등 야외 장소로 몰려들고 있다며 정부의 강력한 대책에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출퇴근을 위해 기차와 지하철에 사람이 꽉 차 있는 모습에도 사회적 경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보건부에 따르면 23일 오전9시(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 영국의 우한코로나 확진자는 6650명으로 전날(5683명) 대비 967명 증가했다. 모두 8만3945명이 우한코로나 검사를 받아 7만7295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오후 1시 기준 사망자는 335명으로 전날 281명 대비 54명 증가했다. 영국 하원은 이날 정부가 상정한 비상법안인 이른 바 ‘코로나19 법 토론’을 진행했다. 329쪽 분량의 이 법은 우한코로나 대응과 관련해 정부에 필요한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법안은 정부가 공항이나 항구를 폐쇄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우한코로나를 옮길 위험이 있는 사람을 경찰이 구금 및 격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안이 하원과 상원을 통과하면 빠르면 이번 주 중에 정식 효력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정동현 기자 dhjeo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