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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을 위한 19개 단체가 2일 탈북어민 강제북송 관련 유엔의 질의에 대해 정부가 답한 서한 내용을 두고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 답변서의 내용이 국제법상 강제송환금지원칙을 침해했음을 지적하고 국회가 진상규명 국정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북한인권시민연합 등 19개 북한인권단체는 이날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유엔 강제실종 실무그룹, 유엔 자의적 처형 특별보고관, 유엔 고문방지 특별보고관이 한국정부에 보낸 탈북 어민 2명 강제북송 혐의 서한에 대한 한국 정부 답변에서 드러난 사실 왜곡과 논리 모순’이라는 제목으로 19개 단체 공동 명의 대정부 반박 성명서를 발표했다.
앞서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등 유엔 인권전문가 4명은 올해 1월 28일 지난해 한국 정부가 탈북 어민을 강제 추방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관련 정보를 요청하는 서한(퀸타나 서한)을 한국 정부에 보낸 바 있다. 이에 정부는 2월 28일 유엔에 답변서를 제출했으며 최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이 내용을 공개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7일 동해에서 나포된 북한 어민 두 명이 오징어잡이 배에 함께 타고 있던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했다고 판단해 이들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한 바 있다.
북한인권단체들은 성명서에서 정부 답변서의 내용을 18개 항목으로 정리해 반박했다. 성명서는 “한국 정부가 유엔에 보낸 답변은 사실 왜곡과 논리적 모순투성이로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에 어울리지 않는 보편적 인권의 무시와 초법적 발상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또 탈북 어민 2인의 16명 살해 혐의에 대해 철저히 수사했는지를 묻는 퀸타나 서한의 질의에 대해 “정부가 사전에 (살해 혐의 관련) 정보를 입수한 구체적 출처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는데, (이는) 북한 당국 외에 마땅한 정보 출처가 없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 “따라서 북측이 사전에 정보를 제공하면서 탈북 어민 2인의 송환을 요구하지 않았는지 정부는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탈북 어민 2인의 구금 및 취조 과정에서 변호인 선임, 무죄추정 원칙 등 적법절차를 보장했는지 묻는 퀸타나 서한의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정부가 합동신문조사는 탈북 경위와 귀순의사 확인을 위한 행정조사절차라 형사사법절차상 피의자로 간주하지 않았다고 변명한다”면서 “그런데 정부는 이 행정조사절차만을 근거로 탈북 어민 2인을 ‘악랄한 범죄자(heinous criminals)’라 단정했다”고 논리모순이 있음을 지적했다.
성명서는 특히 탈북 어민들이 귀순의사를 밝혔음에도 “정부가 이들의 범행 진술, 북한에서의 활동, 나포 과정 등을 고려하여 귀순 의사의 ‘진정성(authenticity)’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하지만 귀순 의사의 진정성 요건은 법령에도 없으므로 정부가 이번에 자의적으로 급조한 기준이다”고 비판했다.
북한인권단체들은 이와 관련해 정부에 △‘정부답변서’의 한국어 원문을 공개하고 작성과정과 책임자를 밝히고, 무죄추정원칙을 무시하고 탈북 어민을 ‘악랄한 범죄자’로 규정한 것을 철회할 것 △정부의 주장대로 이들이 ‘악랄한 범죄자’라면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이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할 것 △정부는 지금이라도 북한이 유엔 인권전문가들의 긴급 탄원대로 이들의 적법절차와 기본적 인권을 보장할 것을 촉구할 것 등을 요구했다.
또 국회에 대해서도 탈북 어민 강제송환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할 것과 필요시 특검 도입을 신중히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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