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 두기’와 자영업자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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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4-07 00:02:0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한코로나) 사태에 따른 여파로 정부는 지난달 22일부터 5일까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다. 이는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해 감염병 전파를 줄이는 통제 전략이다. 세계적으로 우한코로나 팬데믹 현상이 날로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소규모 집단감염이 지속되는 등 상황이 엄중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5일 종료하기로 했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 2주 동안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감염자 수가 확실히 줄어드는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들은 유례없는 코로나 사태로 피로감과 무기력을 느끼고 있지만 최대 인구 밀접 지역인 수도권의 감염추세도 진정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당연한 조치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종교시설, 무도장·체력단련장·체육도장 등 실내체육시설, 클럽·유흥주점 등 유흥시설, PC방·노래방·학원 등의 운영은 19일까지 제한된다. 코로나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는 등 점차 느슨해지고 있어서 다시 마음을 재정비하자는 뜻이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방역·의료진의 노력과 대다수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로 2주간 진행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하루 수백명에 달했던 신규 확진자는 100명 안팎으로 떨어졌다. 또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수가 대폭 감소해 신규 집단 발생 건수도 크게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자가격리 상태에서 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몰지각한 사람들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 군포에서 3일 확진 받은 50대 부부는 격리 지침을 어기고 미술관·식당·주유소 등을 돌아다녔다. 조그만 불편을 감수하지 않고 나 하나 편하자고 감염 우려 상태에서 돌아다니는 것은 누군가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큰 잘못이란 걸 망각한 듯하다.

감염자 발생 통계로 보아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체로 우한코로나 감염확산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이로 인해 경제 활동이 불가피해진다는 점에서 당장 타격을 입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입장도 정부는 헤아려야 할 듯하다. 기자는 지난 4일 취재차 홍익대와 건국대 상권을 방문해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우한코로나 장기화로 손님이 끊겨 인근 상권은 침체되고 있고 문을 닫아야 하는 실정이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가게 매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건 하루빨리 사태가 잠식돼 한국경제가 활력을 되찾았으면 바람이다”고 쓴웃음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최근 경제분석기관 신용평가사·투자은행(IB)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라는 것이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국제선 여객 96% 급감에서 보듯 항공, 여행 등 서비스업 분야가 직격탄을 맞았고, 손님과 주문이 끊긴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 등 우리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면서 고용 불안정으로 연쇄적인 타격이 심각하게 이어지고 있다.

우한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국민들 대부분 피로도가 많이 누적됐을 것이다. 정부는 향후 계획을 꼼꼼히 점검해 방역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통해 방역에 협조하면서 사회의 안전을 위해 개인의 이익을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으로 희생할 수밖에 없었던 자영업자들이 경제 상황 악화로 무너져 버리기 전에 정부가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내놓는 일도 시급한 일이다. 이들이 우리 경제의 풀뿌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는 국민들의 자발적 노력이 전제 되어야 할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우한코로나 확산 방지 노력을 통해 우한코로나의 기세를 꺾은 후에야 우리의 사회적 활동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창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창현 ch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