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수익성 악화…‘한계기업’ 2년 새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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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5개중 1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재무 부담 우려

이창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4-09 14:57:03

▲9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코스피 상장 기업 685개사의 개별·별도 제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국내 상장기업 5곳 가운데 1개 가량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서울 시내 전경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국내 상장기업 5곳 가운데 1개 가량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으로 드러났다.

9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코스피 상장 기업 685개사의 개별·별도 제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685개사의 현금성 자산은 131조7000억원으로, 2018년 142조원에서 10조원 가량 줄었다. 기업의 자산대비 현금 보유 비중인 현금성자산비율도 2016년 9.3%에서 지난해 7.6%를 기록하면서 3년째 내리막길이다.

이는 영업활동의 현금흐름이 급감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기업들의 영업활동 현금 흐름은 지난해 102조6000억원으로 전년(137조7000억원)에 비해 25.5% 줄었고, 최근 5개년도를 따졌을 땐 가장 적은 금액이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줄어든 313개 기업 중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133개사로 전체 기업의 19.4%를 차지했다.

기업들이 현금흐름 부족으로 인해 투자금을 외부조달에 의존하면서 갚아야 할 순차입금은 증가했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171조2000억원에서 236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8.4% 증가했다. 한경연은 차입금은 증가하는 데 반해 현금 유입은 줄어들어 기업들의 재무 부담이 가중됐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보다 작은 기업은 143개로, 상장기업 5개중 1개(20.9%)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지불하지 못하는 부실기업인 ‘한계기업’은 2017년 28개에서 지난해 57개로 두 배로 늘어났다.

이에 한경연은 한계기업 증가는 매출은 정체 상태인데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해 기업들의 수익성이 줄어든 결과로 분석했다. 지난해 상장기업 매출이 1190.3조원에서 1151.8조원으로 3.2%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11.3조원에서 55.5조원로 전년 대비 50.1% 감소했기 때문이다.

상장기업이 보유한 평균 재고자산은 99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경연은 지난해 재고자산 증가는 팔리지 않아 쌓인 ‘악성재고’이며 영업부진과 함께 기업 현금보유를 감소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만성적 한계기업이 증가한 상황에서 코로나 경제위기로 인해 한계상황까지 내몰리는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며 “존립의 기로에 서있는 기업들의 위기를 버텨낼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창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창현 기자 ch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