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심 깊어진 철강업계…車·조선 부진에 감산 검토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제철·기계·에너지

세계 車 생산공장 셧다운 여파로 철강 수요↓…“당분간 타격 지속”

이창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4-26 16:50:58

국내 철강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산량 감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세계 3위 철강업체 일본제철이 고로(용광로) 1기 가동을 추가 중단하기로 했고 철강재 수요 급감에 따라 도쿄 인근 지바현의 동일본제철소 기미쓰 공장 내 고로 1기를 다음 달 중순부터 일시 중지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일본제철은 이달 초 고로 2기 가동 중단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바라키현 가시마제철소의 고로가 이달 중순 폐쇄됐고, 와카야마현 와카야마제철소도 이달 말 고로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 세계 철강사는 잇따라 감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 1,2위를 다투고 있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앞서 지난 24일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급락한 성적표를 내놨다. 포스코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1.4% 줄어든 7053억원, 매출은 9.2% 감소한 14조5000억원, 순이익은 44.2% 줄어든 4347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에 포스코는 철강 제품 판매량이 감소하고, 판매가까지 하락하면서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현대제철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4조6680억원, 영업손실 297억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적자전환해 1154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철강업계는 원재료 가격 하락과 제품가격 상승, 전방산업 안정화 기대로 올해 1분기 실적 회복을 전망했다. 그러나 세계 자동차 생산공장의 셧다운으로 인한 철강 수요 감소와 중국 등 해외 종속법인의 영업 회복 지연 영향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당분간 코로나로 인한 타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으로 기존 생산량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지만 인위적인 감축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본격적인 체질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는 올해 투자비를 4조1000억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하향조정했으며, 현대제철도 올해 1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불요불급한 투자와 안전·환경 투자 외 보안, 설비개선 투자는 지연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이미 현대오일뱅크, 모비스 지분은 물론 잠원동 사옥까지 매각하려고 나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유럽, 미국 등 철강사들이 잇따라 구조조정과 감산을 발표하고 있는 만큼 철강재 수요가 단기간내 회복될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다만 국내 업체들은 아직 실질적인 감산 계획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창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창현 기자 ch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