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 속 등교개학…강도 높은 방역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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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현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5-26 00:02:03

초등학교 저학년 등교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학부모들 사이에선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이달 20일 고3 등교 첫날부터 학생 확진과 등교중단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실 거리두기 및 마스크 상시착용 등 방역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이태원 클럽발 감염이 5차·6차로 이어지고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 감염마저 확산되고 있다. 이태원발 감염 환자는 24일 기준 누적 확진자가 225명으로 이르렀다. 그중 이태원 클럽 방문자가 96명, 이들과의 접촉으로 전파된 n차 감염자가 129명에 달했다.

교육당국과 학교가 나서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 준수에 최대한 노력하지만 고3 학생들조차도 통제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태원 클럽발 감염이 날이 갈수록 5차, 6차로 확산되고 또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 감염마저 확산되고 있다.

23일에는 경기 하남과 부천에서 클럽발 5차 감염사례가 나왔다. 부천 돌잔치 뷔페에선 13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클럽을 다녀갔던 인천 학원강사에서 그 제자를 거쳐 택시기사 겸 프리랜서 사진기사가 감염됐고 다시 그가 뷔페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퍼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돌잔치 유아의 일가족, 하객 등이 대거 양성판정을 받은 것이다. 클럽발 감염은 수도권을 넘어 지방으로 번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이태원에서 감염됐으나 직업을 숨겼던 인천 학원강사에게서 비롯된 5차 감염자가 지난 23일 확인됐고, 이 중 1명의 가족이 추가로 확진돼 6차 감염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나왔다. 이 밖에도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확진이 늘어 ‘숨은 환자’로 인한 확산도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n차 감염 숫자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은 우리 일상 곳곳에 파고든 코로나의 은밀하고 질긴 전파력을 방증시켜주는 대목이다. 이로 인해 27일 고2와 중3, 초1·2의 등교개학을 앞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교육당국은 고3은 ‘매일 등교’ 원칙을 권고하되, 그 밖의 학년은 격주제나 격일제 등교와, 원격수업 병행 등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학부모 의견을 들어 등교 방식을 결정하게 했다.

초등학교는 대부분 주 1, 2회 등교를 택했으나 가정학습을 이유로 교외 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등교하지 않는 학생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가 방과후학교 강사, 퇴직 교원 등 3만여 명을 배치한다고 발표했지만 일각에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교총은 원활한 등교개학을 위해 방역당국 전문가들의 지침에 따라 등교 여부를 결정하되, 학교가 처할 수 있는 다양한 사안에 대해 신속 정확한 대응 매뉴얼을 보다 세밀하게 제시할 것을 교육부에 요구했다. 아울러 학교 방역을 전문가들이 책임지고 진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강구한 바 있다.

상황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번 주 등교가 시작되는 초1·2와 유치원생 등 저학년의 통제관리는 등교 수업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칫 방심하다가는 대규모 집단감염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은 스스로 생활방역수칙을 지키기 어렵고 특성상 또래들과의 접촉이 빈번한 만큼 교육부는 충분히 숙고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손 씻기, 기침예절, 마스크 쓰기 등 기본 수칙을 준수하도록 교육을 강화하고 고위험시설에 대해 정부는 강도 높은 방역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학교 밖에서 학생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학원·종교 등 다중이용시설의 관리·감독도 엄격히 함으로써 만일의 사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창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창현 ch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