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내 집 마련 기간 文정부 출범 후 3년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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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이래 최고치…소득 상승했지만 집값 상승 못 따라잡아

엄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5-26 14:33:00

서울 시민의 중위소득으로 서울 시내의 중간 가격 아파트를 구매하는데 11.7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을 때의 결과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KB아파트 PIR(Price to Income Ratio)’는 11.7로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PIR은 아파트 가격을 소득으로 나눈 값을 의미하며 KB아파트 PIR은 KB국민은행에서 실행된 아파트담보대출(구입자금대출) 중 실제 거래된 아파트 거래가격과 해당 여신거래자의 가계소득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된 지수이다.

PIR이 11.7이라는 것은 중위가격의 주택을 구매하는 데에 11.7년이 걸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인 2017년 2분기 PIR(8.8)와 비교하면 3p 가량 늘어난 수치로, 3년 전과 비교해 주택을 구입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3년이 더 늘어났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담보대출을 거래한 사람 중 연 평균 중위가구소득(서울 시민 기준)은 6181만원으로 지난해 4분기 5713만원에 비해 8.1% 늘었지만 서울 중위아파트매매가격은 6억5000만원에서 7억2500만원으로 11.5% 상승했다. 소득의 상승세가 주택가격의 상승세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주택시장의 침체로 강남권의 고가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하락이 진행되는 추세지만 저가아파트를 위주로 서울 입성을 노리는 서민들에게는 체감이 쉽지 않다. 소액 투자가 가능한 저가아파트의 가격이 오히려 올랐기 때문이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지난달과 동일한 수준으로 조사됐고, 고가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인 △강남구 -0.36p △서초구 -0.12p △송파구 -0.13p 등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대적으로 낮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지역인 △구로구 0.18 △서대문구 0.16 △광진구 0.12 △중랑구 0.11 등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서울 전체의 중위가격의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기준 서울 전체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9억2000만원이다.

전문가들은 서민이 주택구매를 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한다. 아직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실물경제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의 고가주택 중심의 조정은 정부규제로 인한 급매물에서 나타난 단기적인 조정이다”며 “아직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심리가 남아있어서 저가주택을 중심으로 가격상승이 일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실물경제에 충격이 도래할 내년 초까지 관망하는 자세가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엄도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엄도현 기자 dhu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