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30조 규모 '슈퍼 3차 추경'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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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 추경으로 국가채무 819조로 증가… 30조 편성시 국가채무 비율 41.4→44.4%… 건전재정 마지노선 45% 붕괴 위기

이지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5-26 14:28:00

▲ 정부와 여당이 슈퍼 3차 추경안 편성 의지를 밝히면서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 [사진=뉴시스]

정부와 여당이 '전시 재정을 편성한다는 각오로 재정 역량을 총동원해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대규모 3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의지를 밝히면서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제와 국난 극복을 위해 기존 추경을 획기적으로 뛰어넘는 규모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마련할 것이다”고 밝혔다.

조 의장은 “추경의 효과는 예산 집행 속도에 좌우된다. 21대 국회를 조속히 개원해 아무리 늦어도 6월 중에는 추경이 처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3차 추경안은 1·2차 추경을 뛰어넘는 구조로 6월 중 처리될 수 있도록 새 국회가 잘 협조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조 의장은 “3차 추경을 과감히 편성하는 것이 첫 단추다”며 “민주당과 정부는 이달 말까지 전체적인 추경 규모를 정비하고 6월 국회 개원에 맞춰 추경안을 제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확장 재정에 따른 국가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해 그는 "우리나라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41.4%로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고 재정 역시 건실한 재정수지로 유명한 독일 등의 주요국에 비해 안정적이다"며 "국채 발행에 대한 재정부담도 과거보다 줄어들었다"고 반박했다.

같은 날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위기상황은 위기에 맞는 재정전략을 요구한다”며 “전시재정을 편성한다는 각오로 재정을 총동원해 뉴딜을 뉴딜답게 추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다행히 주변 선진국에 비해 재정 여력이 충분한 편이다”며 “그동안 재정 여력을 비축해 온 것은 지금처럼 위기가 왔을 때 재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무리 부채 분자를 관리한다 해도 GDP 분모 관리에 실패하면 부채 비율은 관리되지 않는다”며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빚을 내서라도 살리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3차 추경을 30조원 편성한다면 국가채무 비율은 44.4%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정부는 1, 2차 추경을 23조9000억원 규모로 편성해 국가채무는 본예산(805조2000억원)보다 13조8000억원 증가한 819조원이다.

이로써 올해 2차 추경을 기준으로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9.8%에서 41.4%로 올라섰다. 여기에 정부 여당이 30조원에 육박하는 3차 추경을 편성한다면 국가채무 비율은 44.4%까지 치솟게 된다.

더구나 여당 일각에서 3차 추경 규모를 40조∼50조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라 국가채무 비율이 45%를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2019년 본예산 대비 2년도 안돼 8%p 상승한 셈이다.

그간 국가채무 비율 45% 선은 건전한 재정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3차 추경 추진과 경상 성장률 하락으로 45% 선마저 당초 예상보다 빨리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이 46%를 넘어서면 국가 신용등급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지영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이지영 기자 j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