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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20%초반에 불과한 건설노동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을 대폭 끌어올리기 위해 전국 최초로 노동자 임금에서 공제됐던 사회보험(국민연금·건강보험) 부담분 7.8%를 전액 지원한다.
또 주 5일 일한 건설노동자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등 포괄임금제를 금지하고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구분하는 ‘표준근로계약서’가 의무화된다.
박원순 시장은 28일 이 같은 내용의 ‘건설일자리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또 연내 서울시 발주 공공공사부터 전면 적용하고 민간부분 확산을 유도해 나간다는 목표다.
박 시장은 “건설일자리는 열악한 고용구조와 노동환경을 가진 대표적 일자리면서 고용유발 효과가 큰 일자리”라며 “서울시 공공 발주 공사장의 약 8만개 건설일자리를 양질의 일자리로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감염병은 가장 취약한 계층에 가장 먼저, 깊은 타격으로 온다는 것을 코로나19 사태에서 재확인했다”고 지적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고용안전망을 강화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건설일자리 혁신방안’의 발표 배경에는 △건설노동자의 높은 재해율(평균 1.76, 전체산업평균 0.34) △건설노동자 75%는 소득 2분위 이하인 낮은 임금수준 △휴일·고용 보장 불안정 등 갈수록 심화 되면서 건설노동자의 사회안전망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건설일자리 혁신’ 내용을 보면, 우선 건설노동자가 부담했던 7.8% 정도의 사회보험료(국민연금 4.5%·건강보험 3.335%)를 서울시가 전액 지원한다. 현재 건설노동자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같은 비정규직 내에서도 저조한 20% 초반 대(국민연금 22.2%·건강보험 20.8%)에 그치고 있다. 전체 산업 비정규직 노동자 가입률 50%와 비교해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한 사업장에서 월 8일 이상 근무한 건설노동자는 사업장 국민연금·건강보험료 가입대상이지만, 7.8%라는 높은 공제율로 인해 보험 가입을 회피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건설사가 정산하면 서울시가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전액 지원하게 된다. 이 경우 서울시 발주 공공공사장에서 일하는 내국인 일용직 노동자들이 가입혜택을 받게 될 뿐 아니라 사회적 안전망 강화·노후 소득보장 강화 효과까지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주5일을 근무하면 하루치 임금에 해당하는 ‘주휴수당’을 지급한다. 이를 위해 포괄임금제를 금지하고, 기본급과 주휴수당 등을 구분해 근로계약을 맺는 ‘표준근로계약서’ 사용이 의무화된다. 주휴수당 지급 대상은 한 사업장에서 주5일을 연속 근무하고 다음 주 근무가 예정돼 있는 건설근로자다.
근로기준법상 주 5일 연속 근무한 사람에겐 주휴수당을 지급해 유급휴일을 보장하게 돼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선 일당에 수당이 포함된 것으로 간주해 지급하는 포괄임금제가 관행적으로 시행되고 있어 주휴수당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공사원가에 주휴수당으로 얼마 정도 반영하는 것이 타당한 지 계산하기 위해 16만000여 건의 노무비 지급내역을 바탕으로 공사 종류·규모·기간별 상시근로 비율을 분석, ‘주휴수당 원가계산 기준표’를 만들었다. 주휴수당은 공사원가에 반영하고 표준근로계약서를 입찰공고·공사계약조건에 명시하는 방식으로 담보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건설노동자 장기고용을 늘려 현재 ‘일당’ 형태의 임금 지급을 ‘주급’으로 전환해 나간다는 목표다.
건설노동자가 한 현장에서 오래 근무하는 여건 유도를 위해 주급제 개선에 노력한 우수 사업체에 대해선 고용개선 장려금을 인센티브로 지급한다.
지원 대상은 주휴수당이나 사회보험료를 적극 지급하고, 내국인 노동자 비율이 90%를 넘는 업체다. 지출증가분 중 일정부분을 장려금으로 지급하고 지급을 많이 할수록 인센티브도 많이 주는 차등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재 85.3%인 공공현장 내국인 노동자 비율을 9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내국인 노동자 고용도 장려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현재 건설노동자의 약 25%만이 주휴수당의 지급대상이 되는 만큼, 업체에 대한 고용개선 장려금이 일용직 노동자들이 한 현장에서 오래 근무하도록 유도하는 주휴수당이나 사회보험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중요 전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시는 이번 건설일자리 혁신방안이 시행되면 건설노동자 임금인상 효과가 최대 28%(월 63만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컨대 한 달에 16일 일한 노동자가 국민연금·건강보험 비용부담을 피하기 위해 4개 공사현장을 전전하며 월 224만원을 수령했다면, 이젠 한 현장에서 16일간 근무하면서 주휴수당을 받고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까지 지원받으면 실질적 월 소득을 287만원까지 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개인별로 최대 28%(63만원) 임금인상 효과를 내게 된다.
올해부터 혁신방안이 시행되면 약 3.6%의 공사비 증가(650억)가 예상된다. 서울시는 추가적인 예산투입 없이 낙찰차액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서울시와 산하 공기업이 직접 집행한 공사는 총 2100건으로 약 1조8000억 원이 투입됐다.
박 시장은 “코로나19 위기로 일자리뿐 아니라 사회안전망도 양극화된 현실이 드러났다”며 “불안정하고 열악한 일자리에 있는 분들은 4대 보험 가입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을 비롯한 사회안전망 확충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건설노동자에 대한 전액 사회보험료 지원도 그 실천 중 하나”라며 “사회보장제도에서 소외된 단기고용이 건설경쟁력을 약화하는 악순환을, 신규 기능 인력이 유입돼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선순환으로 전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일당제 ‘하루벌이 노동자’ 중심의 건설일자리를 휴식과 사회안전망을 보장받는 양질의 주급제 중심의 일자리로 전환하고 조례·법률 개정을 통해 건설 노동환경의 표준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8년 정부는 건설노동자의 사회보험 적용대상 확대(월20일 이상 근무한 건설노동자→8일 이상 근무한 건설노동자)하기 위해 국민연금법을 개정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임금삭감으로 체감해 가입을 회피하면서 단기근로가 급증하는(근무일수 7일 이하 노동자 2017년 47%→2019년 70%) 역효과가 발생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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