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간 TK통합신공항… 국방부 복지부동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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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단체장·정치권 부지선정위 개최 요구 ‘거부’…“지역갈등심화·사업불발 우려”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5-28 14:53:17

꼬일대로 꼬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국방부가 방관적 자세를 취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구·경북 광역단체장들과 지역사회단체들은 물론 정치권까지 나서 국방부의 중재를 요청했지만 요지부동이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사업은 대구국제공항과 K-2 군(軍)공항을 함께 이전하는 사업이다. 지난 1월 주민투표를 통해 의성비안·군위소보 공동후보지로 확정됐다.

하지만 군위군이 주민투표에 불복하며 군위 우보면을 단독 후보지로 신청했다. ‘군민의 74%가 공동후보지를 반대한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군공항이전특별법에 따르면 공항이전 신청은 대상지에 위치한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해야 한다. 즉 주민투표 결과에 따른 공동후보지는 의성군과 군위군이 같이 신청해야 한다. 현재 군위군은 공동후보지 신청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후보지 결정 이후 4개월째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은 한 걸음도 떼지 못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등이 설득에 나섰지만 군위군은 꿈쩍도 않고 있다.

사업주체인 국방부 또한 이전부지선정위원회 개최를 미루는 등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군위와 의성 두 지역의 합의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경북 광역단체장들과 정치권의 적극적 중재 요청에도 미동도 않고 있다.

백승주 의원에 따르면, 지난 27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백 의원과의 면담에서 “그동안 국방부는 관련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의하면서 공항 이전 사업을 충실하게 추진해왔다”며 “앞으로도 공항 이전 사업이 계획된 일정에서 지체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통합신공항 이전부지 실무위원회와 선정위원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만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관련 지방자치단체들과 합의를 만들어 안정적인 사업 추진 여건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해 지자체 간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백 의원은 “최종 이전부지 선정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해야 지자체간 갈등이 정리되고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고 설득했지만 만족할 만한 대답을 얻지 못했다. 경북도와 대구시도 국방부에 선정위원회 개최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한 상태다.

국방부의 이 같은 소극적 자세에 대해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 사업과정에 불거질 각종 책임에서 거리를 두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은 지난 19일 대구 공군기지 앞에서 집회를 열어 “사업 주체인 국방부가 안이하게 대처한 나머지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이 답보상태에 이르렀다”며 충분히 예견된 사항에 대한 준비소홀로 군위와 의성 양 지역 간 갈등의 골만 깊어지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실성 없는 군위군의 공동후보지 유치신청 없이는 최종 이전지를 선정할 수 없고, 군위와 의성 두 지역의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국방부 주장은 한마디로 책임회피”라며 “정부와 국방부는 특별법에 정한 선정위원회 개최, 최종이전부지 확정 등 후속 조치를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군위군의 독자행보가 지속되고, 법적다툼에 나설 경우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 사업 자체가 불투명해 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구지역 한 정치권 인사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장래 대구경북 주민들의 먹거리가 달린 사업이다”며 “지역 간 갈등이 계속된다면 사업의 장기간 답보는 물론 사업자체에 대한 문제제기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으로선 군위군만 탓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국방부가 적극 사업 추진에 나서야 한다”며 “지금 같은 책임회피적 자세를 계속할 경우 향후 벌어질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국방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군인과 가족을 포함한 인구 대거 유입 △대규모 주거단지 조성 △공공시설·지역개발 사업 △도로·철도 등 교통망 구축 등으로 인해 최대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진강 기자 kjk5608@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