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문화원장 횡령·배임 의혹…市는 알고도 쉬쉬”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폴리로그 > 행정·자치

직원들, 시청앞 진상조사 촉구 시위…정 원장 경찰에 고발키로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5-31 14:15:12

▲ 부천시박물관 직원들이 29일 부천시청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제보]

정부와 지자체 지원을 받는 부천문화원의 정영광 원장에 대해 사업비 횡령과 특정업체 일감을 몰아주기 의혹이 문화원 내부 직원에 의해 제기됐다. 특히 부천시문화원 관리감독 기관인 부천시는 정 원장에 대한 의혹내용을 인지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천시문화원은 현재 부천시박물관 6곳을 부천시에서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부천문화원장은 부천시박물관 대표를, 부천문화원 사무국장은 6개 부천시박물관장을 겸직하고 있다.

지난해 2월 18대 원장으로 취임한 정 원장에게 제기된 비위의혹은 △영상제작비 횡령 △채용비리 △특정 업체에 수차례 몰아주기 외주 진행 △재외주를 이용한 배임 등이다. 갑질행위도 도마위에 올라있다.

부천시박물관 내부제보자의 제보내용과 녹취록 등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19년 9월 ‘미국PSBI국제교류전시’ 사업과 관련해 부천시박물관 직원이 부천시박물관장에게서 영상 제작의 업무를 지시받아 기존 영상을 짜깁기 해 영상을 만들었다.

하지만 박물관장은 영상을 제작하지 않은 업체와 수의계약을 하고, 이 업체는 박물관 직원이 편집 제작한 영상물로 부천시로부터 영상제작비를 지급받았다. 또한 영상제작비로 당초 계획에 없던 부천시문화원 직원의 미국 출장 비행기티켓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천시 박물관장 채용비리 의혹도 제기됐다. 국립 박물관장 출신 인사 등 7명이 박물관장에 지원했지만, 이들을 제치고 내부직원이 새 박물관장으로 채용됐다. 특히 이 내부직원은 영상제작비 횡령 의혹과 관련 있는데다 관리직 경험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제보자는 “이 같은 채용행위는 앞으로도 조직 내 발생하는 여러 비리들을 용인하겠다는 뜻”이라며 “부천시문화원 측은 자신들의 횡령·배임, 관장 채용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직원들을 고발할 예정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청탁을 통한 배임 의혹도 나왔다. 부천시박물관가 경기도·부천시 보조금을 지원받아 ‘2019 지역문화예술 플랫폼 육성지원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부천문화원 측은 홍보물 제작업체 사장에게 ‘정 원장이 운영하는 회사에 재외주를 달라’고 청탁했다는 것이다.

홍보물 제작업체 사장의 증언 녹취록을 보면 ‘문화원에서 그렇게 좀 해주면 안 되겠냐고 해서, 어떻게 안 된다고 해요. 해주겠다고 했지’라고 말해 청탁 정황을 뒷받침 하고 있다.

내부제보자는 “부천시 문화원장이 운영하는 업체는 당연히 부천시 박물관 외주를 수주할 수 없다”며 “하지만 재외주를 통해 편법으로 보조금 배임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부천시문화원 임원과 연관된 업체에만 박물관의 각종 시설 유지보수 외주를 수차례 몰아줬다는 의혹과 함께 부천시박물관장이 박물관 모 실장에게 해고 협박·왕따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내부제보자는 “내부직원들이 힘을 합쳐 지난 1년간 부천시청에 신고해도 소용이 없었다”며 “부천시 관련 팀장과 과장에까지 얘기했는데 ‘문제는 있다는 것은 인식한다’고 말하면서도 바로잡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었다’고 말한다. 완전 무책임한 행동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원장 측은 각종 의혹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모든 일은 적법하게 진행됐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부천시문화원 부원장 시절 정 원장이 소유한 업체가 문화원의 행사 홍보 현수막·배너 제작을 독점한 것으로 지난해 부천시의회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현재 부천시박물관 직원들은 부천시청 앞에서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진행 중인 가운데 조만간 정 원장에 대해 횡령·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김진강 기자 kjk5608@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