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살고보자”…위기의 쌍용차, 비핵심자산 줄줄이 매각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E fact > 건설·자동차

구로 서비스센터 1800억원에 매각…7월 만기 차입금 900억원 우선 상환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6-01 16:41:58

▲ 쌍용자동차는 서울 구로 서비스 센터를 피아이에이(PIA) 자산운용에 180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고 1일 발표했다. 매각 대금은 이달 말에 입금될 예정이다. 사진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스카이데일리

마힌드라 그룹의 투자 철회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보유 자산을 매각해 18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유동성 위기에 처했던 쌍용차는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쌍용차는 서울 구로 서비스 센터를 피아이에이(PIA) 자산운용에 180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고 1일 발표했다. 매각 대금은 이달 말에 입금될 예정이다.

이번에 매각되는 구로 서비스 센터는 1호선 구로역에 인접해 있다. 맞은편에는 NC백화점 구로점이 자리하고 있다. 토지 면적만 1만8000㎡(5500평)에 달한다.

이번 매각으로 쌍용차는 당장의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게 됐다. 쌍용차는 7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900억원을 상환하는 데 해당 자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매각은 부동산 자산을 매각한 후 다시 임대해 사용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Sale And Leaseback) 방식으로 진행됐다. 최초 임대 기간은 3년이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달 15일 국내외 자산운용사, 증권사, 부동산개발사, 시공사 등 20여개 회사를 대상으로 서비스 센터의 경쟁 입찰을 진행했다. 이중 8개사가 입찰에 참여했고 25일 우선 협상 대상자로 피아이에이가 최종 선정됐다.

피아이에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로 문을 닫았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에서 국제 부동산 투자그룹을 담당했던 사람들이 모여 2008년에 세운 대체투자운용사다. 피아이에이는 리먼브러더스가 보유한 채권을 대량 매입해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자산이나 대체투자 전문 투자사인 셈이다.

그동안 쌍용차는 단기 유동성 위기를 겪어 왔다.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외부감사인인 삼정KPMG가 쌍용차의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5899억원을 초과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또 쌍용차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986억원, 분기순손실은 1936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쌍용차는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부채가 현금성 자산보다 많은데다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현금 확보가 절실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쌍용차는 코로나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마힌드라그룹이 2300억원의 투자 계획을 철회하면서 더 큰 경영 위기에 빠지게 됐다. 마힌드라그룹은 포드 등 외부 투자자에 쌍용차 지분을 매각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려고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코로나 여파로 세계 자동차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투자자 유치에 차질을 빚었다.

채권단은 쌍용차가 직접 자구책을 내놓고 경쟁력을 입증해야 지원해 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쌍용차는 지난 4월 부산물류센터를 매각해 26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인재개발원과 천안·영동물류센터의 추가 매각도 추진 중이다.

자구안이 실현되면 400%에 달하는 부채 비율을 낮출 수 있어 재무 구조를 개선해 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마힌드라그룹이 약속한 일시 지원금 200억원도 조만간 투입될 예정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경영 쇄신 방안과 자산 매각을 통해 단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