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로켓배송, 김범석의 방역실패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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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범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6-02 00:02:28

전세계가 코로나 확산으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코로나 사태에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던 건 사실상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민 개개인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생활 방역에 적극 동참한 덕분에 코로나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빛을 발하는 한국인 특유의 위기 극복 능력과 단결력을 새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히려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방역 체계가 세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마스크부터 방역복, 진단키트, 산소공급기, 체온계, 소독제 등에 이르기까지 국내 방역기자재 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이른바 ‘K-방역’이 해외수출 효자종목으로까지 불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방역 시스템이 세계로부터 우수성을 입증 받았다는 점에서 위기가 곧 기회가 됐다.

반면 코로나로 인해 기회를 맞았지만 이를 제대로 살리긴 커녕 오히려 위기를 맞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로켓배송을 기반으로 급격하게 몸집을 불려온 쿠팡이다. 코로나 사태에도 비대면 소비 트렌드 확대에 힘입어 뜻밖의 코로나 수혜 기업으로까지 불린 쿠팡이지만 최근 자사 물류센터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쿠팡의 고속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쿠팡의 경기 부천 물류센터 관련 코로나 감염자는 1일 기준 총 111명인 것으로 확인된다. 물류센터 근무자 75명 접촉자 36명이었다. 처음 쿠팡의 부천 물류센터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콜센터, 급식업체, 다른 물류센터 등으로까지 퍼지면서 불과 일주일 만에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문제는 쿠팡이 코로나 확진자 발생 이후 부실한 초기 대응으로 코로나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점이다.

코로나 첫 확진자가 발생한 부천 물류센터를 즉시 폐쇄하고 초강력 방역을 진행했다는 쿠팡 측 설명과 달리 당일 오전에도 방역 작업만 끝낸 뒤 정상영업을 이어가다 오후조 직원들이 출근하고 나서야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뒤늦게 공지했다. 이마저도 수백명의 직원들이 어깨가 닿을 정도로 좁은 물류센터 복도에서 이뤄졌다. 방역당국은 물류센터 내 작업장의 작업복과 모자, 신발 등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물류센터 내에서 기본적인 방역 수칙조차 제대로 준수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쿠팡의 안일한 대처가 코로나 확산을 부추겼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비단 쿠팡이 직원의 안전은 등한시 한 채 안일한 대처로 일관했던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로켓배송을 도입한 이후 급격하게 덩치를 불리던 쿠팡은 2018년 덕평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음에도 현장 직원들에게 대피는커녕 업무를 강요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을 산 바 있다. 대규모 인명피해로 번질 수 있는 화재사고에 직원들을 무방비 노출시켰을 뿐만 아니라 계약직 직원들에 대한 안전교육을 하지도 않고 허위로 근거자료를 작성하도록 강요했다는 것이다.

당시 발생한 사고가 소규모화재였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대규모 인명피해로도 번질 수 있었다. 사실상 쿠팡의 허술한 방역 관리와 심각한 안전불감증이 2년이 지났음에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업 확장엔 수조원이 넘는 거금을 쏟아붓고 있는 김범석 대표가 정작 직원과 국민 안전은 외면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말로만 방역과 안전을 외치는 기업을 어느 소비자가 신뢰하고 이용하겠나.

임현범 hby6609@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