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 이해찬·김종인, 회동서 신경전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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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총선 서울 관악을 대결이 첫 인연… 金 "정상 개원" 부탁에 李 "법은 지켜야"… 李 "3차추경 협조" 부탁에 金 "봐서 판단"

조성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6-03 14:07:00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3일 당 대표 자격으로 회동을 가졌다. [사진=뉴시스]

질긴 악연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당 대표로서 회동을 가졌다.

김 비대위원장은 3일 통합당 대표 자격으로 민주당 대표실로 향해 이 대표를 예방했다. 32년간의 인연을 이어온 두 사람이 이번엔 당 대표로서 만난 것이다. 두 사람의 첫 인연은 1988년으로 거슬러올라 간다. 당시 총선에서 두 사람은 서울 관악을에 함께 출마했으나 이 대표가 근소한 차이로 이겨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016년 김 위원장이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맡았을 때는 이 대표가 공천에서 탈락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세종시에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두 사람은 21대 총선에서는 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총선을 이끌었다.

두 사람은 이날 회동에서 뼈 있는 농담을 던지면 신경전을 펼쳤다. 김 위원장은 “7선으로 의회 관록이 가장 많으신 분이니까 과거의 경험을 보셔서 빨리 정상적인 개원이 될 수 있도록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단독개원 시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어 “정부 재정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에서 국회가 정상적으로 잘 작동이 돼야 이 사태를 빨리 극복할 수 있다”며 “정부의 노력에 적극 협력할 테니 그런 식으로 (정상적으로) 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표는 “20대 국회와는 다른 모습을 21대 국회에서 보여줘야 서로 간의 정치가 신뢰를 받는데 마침 이번에 중요한 비대위원장을 맡으셨으니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란다”며 “여러 가지 경험을 많이 하셨기 때문에 기존과는 달리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 원 구성은 5일 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법은 지켜가면서 협의할 것을 협의해 나가면 된다”며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소통만 충분하면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5일 개원 강행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아울러 이 대표는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대해 “내일 3차 추경이 국회에 제출된다. 35조가 넘는데 3차 추경까지 상반기에 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며 “예산이 잘 집행될 수 있도록 제출되는대로 빨리 심의를 해서 빨리 통과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내용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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