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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로마서 12 : 2>
“미래에 살지 말고, 오직 현재만 보고 살자. 내가 하고 싶은 것들만 하고 살자. 내 삶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니까.” 이 말은 4·15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집권여당의 기고만장한 행태를 보면서 느낀 감정이다.
짧은 시간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불과 3개월 남짓, 세상이 바뀌는 기(奇)현상이 피부로 느껴진다. 미처 상상도 못한 변화가 빠른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개원도 하기 전, 21대 총선에서 177석을 차지한 거대여당이 과거에만 집착하는 시대착오적 행태를 보여 실망스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야당을 비꼬는 듯 도발적인 보수의 궤멸이란 말이 새삼스럽게 생각난다. 이제 그 말이 실현되는 시점에 온 것 같다.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면서 조국 가족 관련 피의자들과 울산시장 선거의혹에 관련된 피의자가 영장이 기각되고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도 양형기준을 무시한 채 집행유예로 풀어줬다.
이어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해 강압수사와 사법농단의 피해자라는 발언으로 판결뒤집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민주당이 대한항공(KAL)858기 폭파사건을 재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최근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이 “(2007년) 사건에 대해 진상조사가 미진한 게 너무 많아 당정청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1987년 KAL기는 115명을 태우고 이라크를 떠나 서울로 오다 미얀마 상공에서 폭파됐다. 당시 북한 공작원 김현희의 테러로 종결됐다. 그러나 이 사건에 대해 국가안전기획부의 자작극이라는 음모론이 제기되면서 2007년 노무현 정부가 재조사를 벌려 북한 공작원 소행임을 재확인하고 끝낸 사건이다. 결국 설 위원은 현 정부의 전신인 참여정부의 재조사도 믿지 못하겠다는 것 아닌가.
이뿐만이 아니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립 서울 현충원에서 열린 행사에서 “친일파를 현충원에서 파묘(破墓)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라며 “(21대 국회에서) 친일파 파묘법을 만들어야겠다”고 말했다. 또 김홍일 민주당 의원도 “친일파 장군을 현충원에 안장 시킬 수 없다”고 했다.
한명숙 판 뒤집기는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까지 동조의 뜻을 보여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지금은 코로나19 사태극복을 위한 전시(戰時)재정 위기상태다. 그만큼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여당 의원들이 국민의 실생활과는 거리가 먼 과거사 문제에만 연연하며 과거사에 매달리고 있을 때인가.
조선은 무용(無用)한 과거사 뒤집기와 숫한 사화(士禍)로 날을 지새우다 결국 망한 나라다. 코로나 국난 상황이 민생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커 여야가 하나가 돼 똘똘 뭉쳐도 난제를 헤쳐 나가기가 어려울 판에 협치는 커녕 편 가르기와 적폐청산을 빌미로 정적을 죽이려고 한다. 게다가 절대 다수당이 됐다고 과거사를 손바닥 뒤집듯 하고 또 상임위원장 18석도 독식하려고 꿈틀거리고 있다. 총선에서 이기는 정치 세력이 그 때마다 자신들에게 필요한 특별법을 만들고 과거사를 파헤친다면 역사를 뒤집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역사를 신뢰 할 수 없을 정도다.
우리나라를 민주국가로, 경제개발 도상국으로 만든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을 친일파로 규정하고 폄하를 여권까지 가세해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또 기념관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흉상을 철거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눈에 거슬리고 나쁜 것을 다 없애버린다면 후세는 진정한 역사를 알 수 없다.
공은 공(功)으로, 과(過)는 과대로 보존해야 한다. 그래야 후손들이 선조의 잘잘못을 보고 배우며 올바른 역사관을 가질 수 있다. 그럼에도 단지 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흔적을 없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역사를 훼손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의 특징 중 하나가 청와대의 권력이 너무 많은 곳에 깊이 파고들어 간여(참견)를 한다는 것이다. 그 권력이 지금은 외견상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 같지만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합의하고 지켜왔던 법과 상식의 지배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하고 미래가 우려된다.
특히 문재인 정권은 검은 것을 검다고 말 할 수 없는 정당이다.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 20대 국회에서 공수처 신설에 기권 표를 던졌다는 죄목으로 민주당이 징계를 했다. 우리 정치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너무 크고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마음을 접을 수가 없다.
과거 왕조시대에 묵형이라는 체벌이 있었다. 죄인의 이마에 죄목을 먹으로 그려 넣고 바늘로 새기는 동양판 주홍글씨다. 살아있으되 산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선비들은 사형보다 더 치욕스러운 형벌로 여겼다고 한다.
금태섭 전 의원에 대한 징계는 정치적 묵형(墨刑)이다. 이는 이 대표도 한마디 했지만 윤미향 의원 문제에 대해 함구령을 내린 노골적인 당의 표현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당론이 중요하고 지켜져야 하겠지만, 개인이 입법기관이기도 한 국회의원은 자기 의사 표시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대도 아닌 기권을, 그것도 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 행위까지 징계 받는 민주당에 과연 민주주의가 있는지 묻고 싶다. 당내 민주주의가 없는데, 검은 것을 검다고 말하지 못하는데, 무슨 양심으로 촛불 정부를 자처하는지 정말 의문이 아닐 수 없다. 21대 의원들에게 당을 따르라는 엄포인 것 같다. 모르긴 몰라도 많은 민주당 의원들도 ‘앞으로 양심을 팔아 공천을 구걸해야 하나’라는 자괴감이 들 것이다.
지금 민주당에서 징계 받는 자와 뻔뻔하게 버티며 위로받는 자의 기준은 무엇일까? 양심 말살하고 언로 막는 질식정치가 판치는 정당이라면 민주당의 사고와 인식은 70~80년대 권위주의 시대와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국민이 준 177석의 힘을 국정 난제 해결에 써야지, 야당 압박하고, 내부 양심에 재갈 물리며 역사를 지우는데 써서야 되겠는가? 적폐청산을 빌미로 정적을 궤멸시키려는 보복정치를 언제까지 할 것인가.
곧 신설될 공수처도 우려되기는 마찬가지다. 신설도 되기 전 특정인을 겨냥해 심판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본색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벌써부터 사정기관이 권력의 눈치를 보며 소금의 짠맛을 잃어가고 있다. 날 선 칼날을 휘두르며 위법을 추상처럼 처리하지 못하는 사정기관의 한계에 비애감이 든다.
조선조 수양대군이 왕위를 찬탈해 등극하자 수양의 딸이 아버지에게 울면서 간하기를 “어린 단종이 가엾지도 않으세요? (단종은 출산 2일 후에 어머니를 잃고 6살에 할머니, 10살에 할아버지 세종을 잃고 12살에 부왕인 아버지마저 잃었다)”고 말했다.
딸의 애절한 간구에도 불구하고 세조는 조카를 살육했다. 그 후 세조는 꿈에 단종의 어머니인 현덕왕후가 나타나 “네 놈이 내 아들을 죽였으니 나도 네 아들의 목숨을 가져가겠다”며 원한에 찬 욕설을 퍼붓고 세조에게 침을 뱉고 사라진다.
그날로 나이 20세인 세자는 낮잠을 자다가 급사하였으며 세조는 현덕왕후가 뱉은 침을 맞은 자리에서 시작된 피부병이 온몸에 번져 죽을 때까지 고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내가 조카와 동생들과 딸까지 잡았으니 죽어서 선왕들을 무슨 낯으로 대할 것인가?” 때늦어 한탄을 했지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요즘 문 대통령이 과거 보수, 우파 대통령 두 명과 국정원장들을 모두 잡아다 가두는 등 전 정부 관료나 정치인을 무려 200여명 가까이 가두어 놓고 있어 조선조 수양이란 말이 떠돌고 있다. 항간엔 수많은 무속인들이 쉬쉬하면서도 문 대통령에게 저주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말들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옹지마, 인과응보(塞翁之馬, 因果應報)의 철칙이 순환되는 역사의 수레바퀴는 지금도 어김없이 구르고 있다. 이것이 우주의 변함없는 법칙이고, 세상만사 인과응보의 절대 규칙이다. 자신이 만든 죄업(罪業)은 자신이 거두게 되거나, 그게 아니면 반드시 자신의 자식이라도 업보를 짊어지게 된다. 인간이 징벌하지 못하면, 하늘이 대신 징벌 할 것이다.
"의인의 빛은 환하게 빛나고 악인의 등불은 꺼지느니라." <잠언 13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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