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 종부세 강화법안 추진에 국민들 “또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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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정세균 총선 당시 완화 약속…실거주자 내쫓길 가능성도

배태용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6-16 14:11:00

21대 총선 당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당시 후보들이 1주택자 종부세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정부는 1주택자 종부세 인상을 추진키로 했다. 1주택 실거주자들은 실거주자마저 투기꾼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여당에 또 속았다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포함해 12·16 부동산대책의 후속 입법을 위해 9월 세법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발표된 12·16대책은 고가 1주택자도 종부세를 강화하고 실수요자가 아닌 경우 양도소득세를 더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21대 국회는 전체 의석의 60%인 177석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돌아갔고 범진보 정당인 정의당과 열린민주당도 각각 6석과 3석을 차지해 이번 종부세법 통과는 속도감 있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제출하는 종부세법 개정안은 공시가격 9억원 이상 주택에 부과되는 종부세를 1주택자도 강화한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종부세 부담 상한은 200%에서 300%로 올리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정부는 당초 올해 종부세 인상을 추진, 빠른 국회 처리를 위해 의원입법 형태로 법안을 제출했지만 야당의 반대와 총선 일정에 밀려 추진하지 못했다. 이후 21대 총선 당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여당 일부 의원들은 1주택자 실소유자에 한 해 종부세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1주택자 실소유자 종부세 완화 방안을 시사했다. 정 총리는 지난달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부분적 완화가 가능하다”며 “종부세 부과 기준이 정해진 후 집값이 올랐는데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조정하는 것 정도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시장에 종부세 완화를 시사했음에도 종부세 강화법안을 추진하자 시장에서는 ‘속았다’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1주택자 실거주자 등 자가 외에 유동자금 등이 부족한 이들은 높아진 종부세에 큰 부담감을 느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송파구 헬리오시티 등 입주를 한 지 오래되지 않은 아파트 등에는 대출을 끼고 분양가를 충당한 서민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종부세 등이 부과되면 급격히 가계 부담이 늘어날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집을 내놓고 나가라는 것 밖에 안되는데 문제는 집을 내놓고 정주여건이 비슷한 곳을 구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종부세 완화 카드는 총선용 뻥카에 불과했다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 서울 아파트는 현금 여력이 탄탄한 이들만이 입주가 가능한 그들만의 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배태용 기자 / 생각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배태용 기자 tyba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