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봉 1억’ 노조 파업 시동에 금융권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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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노조, 집회 열고 사측 비판… 1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돌입
금융권 “4대은행중 연봉 가장 높아... 코로나 상황서 공감 못 얻어”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6-17 16:03:30

▲ 17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EB하나은행지부(하나은행 노조)는 서울 명동 하나금융지주 앞에서 ‘2019년 임단투 승리 및 갑질경영 철폐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사진=하나은행 노조 제공]

하나은행 노조가 파업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하나은행은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2019년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을 타결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 되는 가운데 은행 파업이라는 최악의 사태로 번질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EB하나은행지부(하나은행 노조)는 서울 명동 하나금융지주 앞에서 ‘2019년 임단투 승리 및 갑질경영 철폐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최호걸 하나은행 노조위원장은 “2019년 임단협에서 노동조합의 요구는 지극히 간결하고 상식적인 것이었다”며 “경영진은 지난 노동조합 선거에 적극 개입하는 것을 넘어 지금까지도 고발과 징계를 통해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하나은행 노사의 임단협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말 첫 통합 노조 집행부가 출범한 뒤 이뤄진 임단협이 결렬된 것이다.

노사는 2월 27일 임단협을 시작한 이래 16차례 교섭을 펼쳐 3월 한때 잠정합의안을 도출할 정도로 의견접근을 이뤘으나 결국 4월 16일 결렬됐다. 이어 4월 22일 중노위 조정 신청을 통해 5월 22일까지 네 차례 조정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노조는 임금인상과 임금피크지급률 개선 등을 주요 안건으로 내걸었고, 은행 측은 유연근무제 실시와 연차휴가 의무사용 일수 확대, 자녀 학업증진금 폐지 등을 제시했다.

노사는 협상 결렬의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 최호걸 노조위원장은 “(지성규) 은행장이 중노위의 조정 회의에도 단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는 등 악의적인 교섭파행은 도를 넘은 상황이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조정 회의에 행장이 꼭 참석할 필요는 없다”면서 “인사담당 임원이 대리인 자격으로 참석해 협상을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하나은행은 주요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신한·KB국민·우리·NH농협은행은 임금 인상률을 2%로 맞추고 성과급도 최대 200%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노조는 중노위 조정 중지로 얻은 쟁의권을 바탕으로 파업을 위한 마지막 수순인 전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19일 실시할 예정이다.

금융가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비상상황에서 은행 노조의 파업은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하나은행 평균 연봉이 시티은행 다음으로, 시중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비상 상황에서 임금 인상을 위한 파업 시도는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임직원 평균 연봉은 1억100만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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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