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헬스케어 육성, 세제혜택 싱가폴 참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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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헬스케어 수출 59.4%↑…세계 점유율 확대 위한 정책과제 산적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6-24 13:53:51

▲ 전경련이 ‘K-헬스케어’의 최근 수출동향과 위상을 분석하고 향후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사진은 서울 사무지구 전경. ⓒ스카이데일리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해 5월까지 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하는 가운데도 매달 최고 실적을 갱신 중인 ‘K-헬스케어’의 최근 수출동향과 위상을 분석하고 향후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24일 전경련 등에 따르면 K-헬스케어 수출이 코로나 사태 확산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5월 기준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59.4% 늘었다. 헬스케어 품목은 제약, 의료기기, 의료용품, 위생용품 등이다.

지난 3월 이후 코로나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K-헬스케어의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코로나 진단키트 등 방역제품, 의약품에 대한 글로벌 선호도가 높아지며 3월 사상 처음 월 수출 10억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5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수출이 급증하며 전체 수출 중 비중은 3.4%까지 높아졌다.

이렇다보니 코로나 사태 발생 전인 지난해 12월 기준 전체 수출품목 중 헬스케어 품목 비중 순위는 14위(8억7000만달러)에서 5월 8위(11억7000만달러)로 6단계나 뛰었다.

다만 K-헬스케어가 향후 5~6년 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와 같이 연 수출 150억~200억달러 수준의 ‘캐시카우’(Cash Cow)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전경련은 지적했다. WTO 세계 헬스케어 교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글로벌 헬스케어 수출시장 규모는 약 1조달러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의 수출실적은 98억4000만달러로 점유율은 1%, 세계 순위는 20위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K-헬스케어 수출실적을 기준으로 연 수출이 경쟁국 일본·싱가포르 수준(180억~220억달러)으로 늘어나기 위해서는 향후 5~6년간 연평균 12.5% 성장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전경련은 K-헬스케어가 세계 시장에서 약진하기 위해서는 부진한 글로벌 제약사의 한국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는 2000년 글로벌 제약사 유치를 위해 △15년간 270억달러 정책자금을 투입해 R&D 중심 ‘바이오폴리스’ △생산 중심 ‘투아스 바이오메디컬 파크’ 클러스터를 조성했다. 또 글로벌 제약사를 첨단기술 선도기업으로 지정해 15년간 면세 또는 5∼15% 감면하는 파격적 세제 정책을 시행하기도 했다.

이 결과 2015년 기준 노바티스, 로슈, GSK 등 글로벌 10대 제약사 중 7개사가 싱가포르에서 생산설비를 가동 중에 있다. 30개 본사, 50개 R&D센터, 50개 제조설비 등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 이에 반해 한국은 글로벌 제약사를 유치할 인센티브가 미흡한 실정이다. 한국은 글로벌 제약사가 중시하는 법인세 최고세율이 25%로 싱가포르(5~15%) 보다 높다. 제대로 된 생산인력 교육시설이 없어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아일랜드, 싱가포르로 해외연수를 떠나야 하는 실정이다.

아울러 일본의 경우 2014년 내각부에 ‘건강의료전략추진본부’를 설치해 관련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데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공적개발원조(ODA)를 활용해 신흥국 대상 의료·헬스케어 관련패키지(인프라 정비, 인재육성, 현지의료 고도화) 형태로 해외진출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다. 2015년 기준 신흥국을 대상으로 일본식 의료거점 14개 구축, 의료기기·서비스의 효과적인 해외전개를 위해 ODA 지원과 연계된 인재육성과 제도·인프라 정비를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이렇다보니 전경련은 개발도상국의 감염병 대응역량 강화 등 인도적 지원 중심의 보건의료 ODA 정책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베트남, 인도, 인니 등 핵심 신남방 국가에서 K-헬스케어 기업의 비즈니스 기회가 지속 창출될 수 있도록 한국식 해외 의료거점을 구축·확산시키는 방향으로 정책목표가 추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전경련이 30여개 제약사, 종합병원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기관의 약 30%가 코로나 발생 전 신흥국의 인증 등 비관세규제를 해외비즈니스에 있어 최대 애로요인으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에 대한 해외 허가규정 장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멕시코, 페루, 스위스 등 일부국 한정 의약품 상호 인증 협정의 체결 확대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한국 기업인 입국 금지·제한 조치의 조속한 개선도 요청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코로나19로 전경련의 기업의 해외비즈니스 기회 창출 국제협력 프로젝트 실행이 어려운 여건이지만 하반기에 예정된 전경련의 대만, 호주, 미국, 일본과의 양자 회의체와 세계경제단체연합(GBC), OECD-BIAC(OECD 기업인자문회의), 아시아 비즈니스 서밋 등 다자 경제협력 회의체를 통해 K-헬스케어 기업의 해외진출과 글로벌 탑(Top) 헬스케어 기업의 한국의 투자 유치를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