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자물가 0.3% 상승 ‘역대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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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내년 물가상승률 1.1% 전망…“통화정책 완화기조 유지”

한원석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6-25 18:06:29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둔화 영향으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5일 한국은행(한은)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에 이어 물가안정 목표 2.0%를 밑돌을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지난해 0.7%에서 0.4%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은 “환율 및 농축수산물가격 상승 등이 상방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정부의 복지정책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국제유가 하락,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물가하방압력이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는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이 사라지는 가운데 경기 개선, 복지정책 영향 축소 등으로 물가상승률 1.1%, 근원물가 상승률 0.9%를 나타낼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향후 물가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저인플레이션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규모 감염병 확산이나 경제위기 이후 만간은 예비적 저축을 늘리는 경향이 있고, 부채 상환을 위해 소비나 투자를 억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서다.

특히 비대면 온라인 거래가 성장하면서 유통단계의 거래비용 절감을 통해 기업의 재택근무 확산, 자동화·무인화 투자 확대가 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물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반면 급격히 늘어난 글로벌 유동성과 글로벌 공급망 약화에 따른 생산비용 상승,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 확대 등이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당분간 정도는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크게 둔화됐다. 올해 1월중 1%대 중반을 기록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0.3%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1월중 0%대 후반에서 4, 5월중 식료품·에너지 제외 기준 0.1%로, 농산물·석유류제외 기준 0.5%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한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수요측면의 물가압력이 약화되고 정부정책 측면에서의 물가하방압력도 커졌다. 한은 분석결과 국제유가 하락이 1월 대비 물가상승률을 0.9, 1.0%포인트 정도 낮춘 것으로 추정됐다.

저물가 요인으로 정부의 강화된 복지정책 기조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서비스 물가 둔화 등이 꼽혔다. 정부 복지정책 중 고교 무상교육, 무상급식 확대 시행,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영향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에도 전면 봉쇄조치가 시행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국에 비해 생필품 가격이 덜 오른 점도 저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국제유가 하락, 소비활동 위축 등의 물가 여건 변화가 글로벌 경제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며 미국,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물가상승률이 0%대로 둔화했다”며 “내년 물가상승률이 올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속도는 상당히 더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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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원석 기자 wsha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