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위아, 러시아에 첫 엔진 생산기지 신축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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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0월부터 연간 24만대 엔진 생산…관세 절감·규제 완화로 경쟁력 제고 기대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7-01 16:35:27

▲ 현대위아는 지난달 3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엔진공장 신축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1일 발표했다. 이번 기공식에는 알렉산더 베글로프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지사, 오승훈 현대위아 러시아법인장 등이 참석했다. 사진은 현대위아 창원본사. [사진=현대위아]

현대위아가 러시아에 자동차 부품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그동안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유럽에 부품을 수출해온 현대위아는 이번 러시아 공장 신축을 계기로 유럽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현대위아는 지난달 3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엔진공장 신축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1일 발표했다. 이번 기공식에는 알렉산더 베글로프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지사, 권동석 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 오승훈 현대위아 러시아법인장 등 여러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번에 신축될 러시아 엔진공장은 총 13만2000㎡(약 4만평)의 부지에 지어진다. 계획대로 완공되면 내년 10월부터 연간 24만대 규모의 차량용 엔진을 생산하게 된다.

해당 공장에선 1600cc 가솔린 엔진을 주로 생산할 계획이다. 이후 유럽 내 상황에 따라 생산 엔진을 다양하게 구성할 방침이다. 엔진 생산량도 러시아와 유럽 시장의 상황을 감안해 연간 30만대 수준으로 서서히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위아가 공장 신축에 투자한 것은 러시아 정부의 기업투자 촉진제도(SPIC) 덕분이다. 러시아는 자동차 부품 등을 생산하는 외국계 기업이 현지 생산 비율 요건을 이행할 경우 부품 수입 관세 인하와 규제 완화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중국에서 생산하는 엔진공장 라인의 일부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전하면서 현대위아는 관세와 물류비 등 비용을 절감하고 유럽 내 규제 등의 완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오 법인장은 “최고 수준의 엔진을 생산해 러시아와 유럽 시장에서 높은 기술력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위아가 러시아에 진출한 또다른 이유는 러시아 자동차 시장이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코트라에 따르면 러시아의 신차 판매량은 △ 2016년 130만대에서 △ 2017년 159만대 △ 2018년 180만대 △ 지난해 176만대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올해 1분기 러시아에서 9만3446대를 팔아 1위 브랜드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공장 신축으로 현대위아는 전세계에 총 5개의 엔진 생산 기지를 확보하게 됐다. 국내에선 충청남도 서산시와 경기도 평택시, 해외에선 중국과 멕시코에서 엔진을 양산하고 있는 현대위아는 러시아 공장까지 더해져 향후 연간 200만대 이상의 엔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러시아는 지난해 7월 기준으로 등록된 전기차가 5000대에 못 미칠 정도로 여전히 내연기관 차량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에너지 환경이나 지리적 여건상 내연기관의 시장성이 여전히 밝아 엔진공장을 신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투자를 기점으로 러시아뿐 아니라 유럽 완성차 시장으로 자동차 부품 수주에 적극 나설 것이다”며 “유럽 현지 생산을 통해 생산비와 물류비를 절감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