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GBC 개발 이익 강남구 독점 답답하다”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시정·구정

“강남 부동산 가격 부추길 것”…‘국토계획법 시행령’ 개정 촉구

엄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7-05 11:50:12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착공이 승인된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GBC에서 파생되는 이익을 비(非)강남권에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발이익의 광역화를 주장한 것이다.

박 시장은 5일 오전 SNS를 통해 “(GBC 착공은) 시민들을 위한 멋진 공간이 생기는 것이니 당연히 기쁘고 환영할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답답한 심정을 억누를 수 없다”며 “현행 ‘국토계획법 시행령’에 의해 GBC 건설로 생긴 공공기여금 1조7491억원을 강남에만 쓰도록 강제돼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공공기여금이란 지역 개발 과정에서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지자체가 사업자에게 요구할 수 있는 기부채납금이다.

박 시장은 “강남권 개발 이익이 강남에만 독점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는 강남의 부동산 가격을 부추길 뿐 아니라, 서울 전체의 균형발전을 바라는 시민의 바람과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은 국토교통부의 권한이기 때문에 서울시는 공공기여금의 사용처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해줄 것을, 즉 ‘개발이익의 광역화’를 국토교통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했다”며 “2015년부터 20여 차례에 걸쳐 공문·면담·정책협의를 통해 꾸준히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 담당자들은 아직까지 ‘개발이익의 광역화’ 조항을 개정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시의 공공기여금 확대 활용 요구는 2015년부터 거론됐다. 앞서 2015년 서울시와 강남구는 공공기여금 활용 방안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서울시가 공공기여금으로 강남구 이외의 지역을 통합 개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강남구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강남구는 당시 소송까지 진행했으나, 사업 진행이 초기 단계라는 이유로 소송이 ‘각하’됐다.

2018년에는 서울시가 자체공론화 과정을 통해 ‘공공기여금’을 균형발전 정책에 쓰는 방안에 시민 90% 이상이 동의했다며 균형발전을 주장했다. 그러나 특정 지역 개발로 인한 악영향에 대한 보상이 중점인 공공기여금을 균형발전이란 명목으로 박 시장의 공약사업에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박 시장에 따르면 올해부터 내년까지 서울 전역에서 발생하는 공공기여금은 전체 2조9558억원으로, 이 가운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발생한 공공기여금은 2조4000억원(81%)이고, 나머지 강남권 외 22개 구는 5500억원(19%)이다.

[엄도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엄도현 기자 dhu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