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이어 SK까지…정의선, 전기차 배터리 동맹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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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서 최태원 회동…배터리 수급 안정·원가 절감 기대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7-06 14:43:26

▲ 6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은 7일 충남 서산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을 찾을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산공장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모태이자 국내 생산 거점인 곳이다. ⓒ스카이데일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성장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국내 대표 완성차 기업과 전기차 배터리 기업 간 동맹이 결성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7일 충남 서산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을 찾을 예정이다. 서산공장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모태이자 국내 생산 거점인 곳으로 2012년부터 전기차 배터리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2018년엔 제2공장을 추가로 완공해 가동 중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방문키로 한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삼성SDI에 이어 국내 3위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는 기아차에 주로 공급돼 왔다.

이번에 최 회장과의 만남이 성사되면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부터 이어온 국내 재벌가 회동을 또 한번 갖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회동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서 지난달 22일 정 수석부회장은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방문했다. 오창공장에서 구 회장과 만난 정 수석부회장은 LG화학 배터리 기술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5월에는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이 부회장을 만나 배터리 회동을 갖고 전고체 배터리 기술에 대해 논의하며 협력 관계를 증진시키기로 약속했다.

아울러 이번 최 회장과의 회동을 통해 정 수석부회장은 국내 BIG3 배터리 제조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향후 배터리 수급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기틀을 닦게 됐다.

업계는 정 수석부회장의 적극적인 행보를 기점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와 전기차 배터리 업체간 동맹이 결성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는 가운데 국내 업계가 힘을 합쳐 위기를 타개해 나갈 거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EU 차원의 배터리 산업 육성에 나섰다. 전기차 배터리 업체가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와 독일 정부는 유럽배터리연합(EBA)을 설립하고 4년간 60억유로(약 7조9천억원)를 투입키로 했다. 전기차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고 유럽 배터리 업체에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세계 최대 배터리 시장인 중국도 오래 전부터 자국 배터리 업체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세계 각국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가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국내 완성차와 배터리 업계간 협력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배터리를 내재화하기 전까지 배터리 업체간 경쟁을 강화해 원가 절감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전기차 생산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많은 완성차 업체는 배터리 내재화에 애를 쓰고 있다. 현대차도 의왕연구소를 중심으로 배터리 자체양산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배터리 내재화까지는 시일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전기차 배터리 업체의 도움 없이는 전기차 생산이 어려운 만큼 현대차그룹은 각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배터리 업체간 경쟁을 늘려 생산 원가를 줄여 나가려는 계산이라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은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025년까지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하고 수소전기차를 포함해 세계 3위권 업체로 올라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내년 초 E-GMP 플랫폼을 활용해 전기차를 양산할 예정인 만큼 전기차 배터리 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은 필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등 미래차는 ‘한국판 뉴딜’로 정부가 육성하는 산업이다”며 “정부의 정책적 토대가 마련되자 정 수석부회장이 앞장서 굴지의 대기업 대표들과 단독 회동을 통해 전기차 사업을 위한 협력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