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건 방한 당일 재차 “미국과 마주앉을 생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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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이어 이번엔 권정근 담화 발표
南 중재론에는 “삐치개질(참견질)” “헷뜬(허튼) 소리” 등 고강도 비난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7-07 12:40:00

▲ 북한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방한 당일 북미대화를 재차 거부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방한 보도를 지켜보는 시민들. ⓒ스카이데일리

미국의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한국을 방문한 7일 북한은 북미대화 거부 입장을 재차 밝혔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내놓은 담화에서 “다시 한번 명백히 하는데 우리는 미국 사람들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때 아닌 때에 떠오른 조미(북미)수뇌회담설과 관련해 얼마 전 우리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명백한 입장을 발표했다”며 “사실 (남측과) 언어도 다르지 않기에 별로 뜯어보지 않아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명명백백하게 전한 우리 입장이었다”고 했다.

앞서 4일 비건 부장관의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에서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대화 재개를 일축했다.

권 국장은 우리 정부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그럼에도 말귀가 어두워서인지, 아니면 제 좋은 소리하는 데만 습관 되어서인지 남쪽 동네에서는 조미수뇌회담을 중재하기 위한 자기들의 노력에는 변함없다는 헷뜬(허튼) 소리들이 계속 울려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 코도 못 씻고 남의 코부터 씻어줄 걱정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가관이다. 이제는 삐치개질(참견질) 좀 그만할 때도 된 것 같은데 그 버릇 떼기에는 처방이 없는 듯하다”며 “이처럼 자꾸만 불쑥불쑥 때를 모르고 잠꼬대 같은 소리만 하고 있으니 북남관계만 더욱 망칠 뿐이다”고 했다.

비건 부장관은 7∼9일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지난달 29일 미국 워싱턴에서 북한을 향해 "외교의 문이 열려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태도가 대북제재 해제 무산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1년 연장한다고 밝혔다. 행정명령 13466호는 북핵을 국가 긴급상황으로 규정하고 비핵화 달성 때까지 자산동결 등 대북 경제제재를 가하는 내용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선희 담화 등에 대해 “비핵화 협상을 (대선을 위한) 정치이벤트로 진행하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사건경고이자 미국이 향후 협상을 어떻게 진지하게 마련하는지 지켜보겠다는 압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오주한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