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영·캐·프 홍콩보안법 반발 조치에 보복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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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주재 中 대사 “중국에 적대적…결과 각오하라”

박선옥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7-07 17:36:36

▲중국이 이달부터 홍콩 내 반정부 활동 단속과 처벌 강화를 위한 홍콩보안법을 시행하면서 국제사회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홍콩 경찰의 모습. [사진=Hong Kong Free Press]

홍콩 국가보안법(보안법)과 화웨이 문제를 놓고 중국이 영국, 캐나다, 프랑스 등 주요 서방국을 향해 보복을 경고하는 등 날을 세우고 있어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류 샤오밍 영국 주재 중국대사는 이날 회견에서 영국이 홍콩 문제에 ‘심각한 개입’을 하고 있다며 비난하면서 영국에 이에 준하는 대응조치를 취하겠다며 경고했다.

영국 정부는 중국이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홍콩보안법에 반발해 일부 홍콩인들에 자국 시민권 부여를 추진하고 있다. 1997년 홍콩 반환 당시 영국해외시민(British National Overseas‧BNO) 지위를 받은 홍콩인들에 시민권 기회를 주겠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300만명 이상의 홍콩인들이 영국으로 이주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

이에 류 대사는 “우리는 지켜볼 것이다. 우리는 영국이 어떤 조치를 취하는가에 따라 우리의 맞대응을 결정한다”고 경고를 보냈다.

류 대사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문제도 꺼내들었다. 그는 영국 정부가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 배제를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수많은 중국 업계들이 영국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파트너가 되고 싶다. 하지만 중국을 적대적으로 대하길 원한다면 결과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며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중국은 캐나다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중국 외교부는 6일(현지시간) 캐나다에 대해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캐나다가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에 반대해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을 중단한 데 따른 보복 조치였다.

캐나다는 중국의 홍콩보안법 시행에 반대의 뜻으로 3일(현지시간)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캐나다-홍콩 범죄인 인도조약을 중단할 것이다. 홍콩에 대한 여행 경보도 갱신할 것이다”고 밝히면서 “캐나다는 일국양제의 굳건한 신봉자다”라고 말했다.

중국이 이달부터 홍콩 내 반정부 활동 단속과 처벌 강화를 위한 홍콩보안법을 시행하면서 국제사회는 중국이 홍콩에 한 ‘일국양제’ 약속을 저버리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캐나다의 조치로 양국 관계가 추가로 악화된 데다 특히 최근 캐나다에서 경찰의 잔혹 행위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어 여행 시 안전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캐나다에서 경찰이 한 원주민 부족장을 거칠게 진압하는 모습이 찍힌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던 사건을 지목한 것이다. 지난달 11일 캐나다 재판부에 제출된 이 영상은 현지 언론에 보도되면서 캐나다 사회에 인종차별 이슈 논쟁을 가열시켰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추가적인 관계 훼손을 피하려면 캐나다가 즉각 실수를 바로잡고 홍콩 및 중국의 다른 내정 문제에 대한 간섭을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추가적인 대응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에서도 5세대 이동통신망에 중국 화웨이 설비 사용을 가급적 사용하지 말 것을 당국이 통신사들에게 요구하고 있어 이에 중국이 반발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기욤 푸파르 사이버방첩국(ANSSI) 국장은 경제일간지 레제코와 인터뷰에서 현재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통신사에게 앞으로도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화웨이 기술을 쓰고 있는 자국기업들은 어쩔 수 없지만 추가적인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는 당부였다.

자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프랑스에 “객관적이고 공정한 태도를 유지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프랑스가 중국을 포함한 모든 업체에 개방적이고 공정하며 비차별적 기업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구체적 행동을 취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