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막힌 수출길, 6월 소형차 판매량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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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유럽 등 소형차 선호 해외시장 마비…국내선 소형SUV 인기에 밀려

오창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7-07 15:00:32

▲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의 지난달 소형차 판매량은 0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생산중인 자동차. ⓒ스카이데일리

국내 완성차업체에서 생산하는 소형차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소형SUV에 밀려 내수시장에선 힘을 못쓰고 있는 데다 해외에선 수출길이 막혀 판매에 차질을 빚고 있다.

7일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의 지난달 소형차 판매량은 0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각각 29만1854대, 20만7406대를 판매했다. 한국GM이 2만5983대를 판매했고 르노삼성자동차가 1만4260대를 팔았다. 쌍용자동차도 1만181대를 판매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가 나름 호실적을 냈는데도 불구하고 소형차는 판매량 0대를 기록했다. 업계는 코로나로 인해 해외 수출길이 막혔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이미 소형차가 자취를 감춘 지 오래 됐다. 현대차 액센트, 기아차 프라이드 등 대표 소형차 차종은 국내에서 이미 단종 됐다. 이에 소형차는 인도와 유럽 등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이들 시장에서 나름 높은 판매고를 올려 왔으나 코로나 사태가 터지며 수출은 급감했다. 인도의 경우엔 현지 딜러망이 완전히 마비된 상황이다.

내수 시장에서 소형차가 사라진 자리를 중소형 SUV가 빠르게 채우고 있다. 성능과 경제성을 앞세운 현대차 베뉴·코나, 기아차 셀토스·스토닉, 르노삼성차 XM3, 쌍용차 티볼리, 한국GM의 트랙스·트레일블레이저 등이 국내 시장 내 점유율을 늘려 나가고 있다.

엔트리카(생애 첫 구입차량)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도 소형차의 입지를 크게 낮췄다. 10년 전엔 자동차로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이나 자동차를 처음 구매하는 고객들이 입문용 차량으로 소형차를 구매했다.

그러나 오늘날엔 실용적이고 공간이 넓은 소형 SUV가 각광받고 있다. 가격 부담 역시 2000만원 미만 수준으로 형성돼 가성비를 높인 것도 한 몫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기 차종인 아반떼가 선전하고 있지만 준중형 세단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며 “르노삼성차의 대표적 준중형 세단 SM3도 거의 안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사 입장에선 소형차보다 SUV 가격대가 전반적으로 높아 이윤을 남기기에 소형 SUV가 더 좋다”며 “이에 소형 SUV 차종을 다양하게 구성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 수출하는 소형차 생산라인은 계속 가동 중이다. 인도, 러시아 등 도로가 좁은 국가들은 소형차가 여전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소형차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시장 딜러망의 영업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고객들의 소비 심리도 얼어붙어서 소형차 수출은 계속 어려운 상황이다”며 “판매 재고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공장은 계속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오창영 기자 cy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