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한국판 뉴딜’, 160조 쏟아붓지만 실효성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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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도 공공사업 한계 뚜렷…민간경제 정책리스크 해소 방안 전무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7-14 16:31:03

▲ 문재인 정부가 ‘한국판 뉴딜’ 추진으로 2025년까지 대한민국 경제를 선도형 경제로 전환하며 일자리 190만1000개를 창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놨지만 거센 비판과 마주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 ⓒ스카이데일리

2025년까지 160조원을 쏟아부어 일자리 190만개를 창출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이 베일을 벗었다. 디지털, 친환경, 고용안정망 강화 등을 통해 코로나 위기 극복과 글로벌 경제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기대보다 우려의 시선이 앞서고 있다. 정부 주도 정책에 대한 실효성과 혈세낭비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서다. 경제발전을 위해서 결국 민간이 살아나야 하는데 지나치게 관(官) 주도 사업에 치우친 데다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법·제도적 리스크 해소는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정부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한국판 뉴딜 추진으로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으로 대전환하겠다는 각오다. 정부는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불평등 사회에서 포용 사회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국판 뉴딜은 크게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안전망 강화(고용·사회안전망) 등 3개 분야를 정책방향으로 제시했다. 디지털 뉴딜의 경우 D·N·A(Data·Network·AI)를 기반으로 경제전반에 디지털 혁신을 유도하고 역동성을 촉진·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그린 뉴딜은 친환경·저탄소 등 그린경제로의 전환 가속화를 바탕으로 탄소중립(Net-Zero)을 지향하고 경제기반을 저탄소·친환경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안전망 강화는 경제구조 재편 등에 따른 불확실성 시대에 실업불안·소득격차를 완화하고 적응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경제주체의 회복력 강화를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위해 2022년까지 국비 49조원을 포함한 67조7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고 88만7000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2025년까지 국비 114조1000억원을 포함한 160조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190만1000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수백조 혈세를 투입하며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 지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한국판 뉴딜을 바탕으로 대단위 사업이 추진되고 개발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나 이 과정에서 민간의 역할이 지나치게 한정적이라는 지적이다.

한국판 뉴딜 내용을 들여다보면 디지털 전환을 위한 인프라 구축, 친환경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기반 조성 등이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이를 위한 세부적인 대책과 사업계획 등이 마련돼 있지만 대부분 관(官) 주도 사업 일색이다. 민간이 중심이 돼 주도적으로 나설 수 없어 경제동력을 일으키기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안전망 강화를 위해 인재 양성, 취업·근무환경 개선 등 계획을 내놨지만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원강화에 힘쓴 흔적을 엿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일자리 창출이라는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정책적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문제점도 제기된다.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등 기업이 경영하기 어려운 환경이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일자리 창출 및 안정망 강화라는 목표를 제시한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경제주체 중 하나인 기업이 마주한 경영환경이 개선되기 전에는 정부가 목표한 만큼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발전 등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경제부문을 움직이는 데 효율성 부문에서 공공은 민간을 앞서기 힘들다.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르고 자원 배분 측면에서도 차이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경제발전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선 민간에 힘을 실어주고 공공은 민간이 놓친 부문을 보완하는 식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기본적으로 공공은 민간에 비해 경제발전 측면에서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한국판 뉴딜은 공공의 영역을 키우는 정책인 만큼 자원을 효율이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옮기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경제발전을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친노동 정책 등 정책적 리스크는 남겨놓고 민간의 역할은 외면한 체 공공의 영역만 키워서는 경제발전을 도모하기 어려울 것이다”며 “기본적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자원의 선순환을 일으키는 건 민간의 영역인 만큼 정책적 리스크를 덜어주며 민간의 활성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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