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역사 속 태원, 9개 왕조의 도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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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하민족·북방초원민족 교류·충돌했던 중심지…당나라의 북경

성헌식 필진페이지 + 입력 2020-08-03 18:06:46

현재 중국에서는 산서성 중부에 있는 태원(太原)을 역사적으로 조나라, 전진, 북제, 당, 무주, 후당, 후진, 후한, 북한 등 9개 왕조의 옛 도성으로 소개한다. 5000년 문명사 진양현에 성이 세워진지 2500년이 흘렀다. 태원은 화하민족과 북방초원민족이 교류하고 충돌하는 중심이었다고 한다. 과연 어떤 내용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조(趙)나라 : 태원의 전신인 진양(晋陽)성은 춘추전국시기 조나라의 도성이었다. 497년 진수(晋水)의 북쪽에 견고한 군사용 성을 쌓아 진양성이라 했다가 423년 중모(中牟=하남성 학벽시)로 천도함으로써 진양은 조나라 초기 74년간의 도성이었다.

전진(前秦) : 5호16국 때 서북쪽에 사는 유목민족인 저족(氐族)이 세운 전진이 북방을 통일하려다가 동진에게 비수(淝水)에서 대패하면서 부견(符堅)이 피살당하자 아들 부비(符丕)가 진양에서 2년간 황제를 칭했다.

또 북위 말기 532년 낙양에서 업(鄴)으로 천도하면서 동위(東魏)가 세워졌음에도 군벌 고환(高歡)이 진양에 대승상부(大丞相府)를 두고 동위정권을 원격조정했기에 진양이 동위의 실제적 통치중심으로 패부(霸府)라 불렀다.

참고로 업은 하남성 안양시 북쪽과 하북성 임장현(臨漳縣)의 경계가 만나는 곳으로, 조위(曹魏). 후조(後趙), 염위(冉魏), 전연(前燕), 동위(東魏), 북제(北齊) 등 육조(六朝)의 도성이었다.

북제(北齊) : 550년 고환의 아들 고양(高陽)이 동위를 폐하고 북제(北齊)를 세웠다. 업(鄴)이 북제의 도성임에도 진양이 고씨 부자의 창업기지인데다가 궁궐 등 토목공사를 많이 벌였기에 북제의 정치·군사·경제·문화의 중심이 되어 별도(別都)라고 불렀다.

▲ 산서성 남부 강현에서 출토된 차상성유지. [사진=필제 제공, 화면 캡쳐]

당(唐) : 태원은 당 왕조의 창업자인 이연과 이세민 부자가 군사를 일으킨 곳이라 ‘용이 일어난 땅(龍興之地)’이라 했다. 당나라의 북경(北京) 또는 배도(陪都: 제2의 도읍)라고도 불렸다. 또한 북방유목민족인 돌궐과 회흘(回纥)족의 남하를 막는 북방전초기지로 군사방어의 중심 진이었다.

무주(武周) : 태원은 중국역사상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여황제 무측천(武則天)의 고향이다. 690년 태원이 북도(北都)로 정해졌다가 현종 1년(742)에 북경(北京)으로 개칭됐다. 장안성과 낙양성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 큰 도성이었던 진양성은 둘레가 40리, 동서 20리 남북 8리232보였다. 동쪽과 서쪽과 중앙에 3개의 연못이 조성돼 있다. 또 24개의 성문이 있었다. 서쪽 성을 도성이라 칭했다. 중앙에 진양궁성(晋陽宮城=신성)과 창성(倉城)과 대명성(大明城) 등 3개성이 있다. 동쪽 성은 분하 동쪽에 있었다. 이때가 태원 사상 가장 황금기였다고 한다.

▲ 역사상 유일무이한 여황제 무측천. [사진=필자 제공, 중국 드라마 일대여황무측천 화면 캡쳐]

후당(後唐) : 당나라 말기에 황소(黃巢)가 난을 일으켜 장안을 점령하자 당 희종은 사타(沙陀)족을 이끌던 이극용에게 남하를 명해 장안을 공격하게 했다. 결국 황소가 패해 장안에서 물러가자 이극용은 그 공으로 하동(河東=산서남부)절도사 겸 진왕(晋王)에 봉해져 진양을 도읍으로 했다. 후량(後梁)을 세운 주온(朱溫=주전충)과 대치했다. 923년 이극용의 아들 존욱(存勖)이 위주(魏州)에서 칭제하고는 같은 해 개봉으로 쳐들어가 후량을 없애고 후당(後唐)을 세워 태원을 서경이라 했다가 후에 북경으로 바꿨다.

후진(後晋) : 936년 후당의 하동절도사 석경당(石敬瑭)이 진양의 험준함을 이용해 병사를 일으켜 칭제하고는 남하해 후당을 없애고 후진(後晋)을 세웠고 배도(陪都)로 정했다. 14년 후 후진의 하동절도사 유지원(劉知遠)이 진양에서 칭제하고는 남하해 후한(後漢)을 세워 15년간 배도로 정했다. 이존욱·석경당·유지원 모두가 사타족인지라 역사상 후당·후진·후한을 사타 3왕조라 한다.

후한(後漢) : 오대 말기 후한의 유지원의 동생 유숭(劉崇)이 진양을 도읍으로 하는 소정권인 북한(北漢)을 세웠다. 북송 건국 후 태조 조광윤이 친정해 북한을 공격했으나 견고한데다가 역병까지 돌아 부득이 철수했다. 976년 재차 정벌하려다가 조광윤이 병사하는 바람에 회군했고, 979년 태종 조광의가 친히 군사를 이끌고 가서 공격하니 북한의 새 주인 유계원이 신하들을 데리고 나와 항복함으로써 망했다. 진양이 북한의 도성이 된 지 28년이었다.

북한(北漢) : 송나라 태종은 북한을 평정한 후 진양성의 전략적 지위의 중요성을 감안해 특별히 여러 차례에 걸쳐 도성을 건설했다. 982년 송나라 장수 반미(潘美)는 원래의 진양성 북쪽에 새로운 태원성을 세우기를 청했다. 송·원·명·청 시기의 태원성은 전략적 지위에 중요성이 있었으나 경계의 변천으로 인해 도성 건설의 조건이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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